[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근형 전 전략기획위원장은 18일 4·15 총선 직전 '범진보 180석' 관측 발언으로 논란이 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정치비평 중단 결정이 이번 논란 때문이라면 재고해달라"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80을 마무리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유시민 작가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분의 진정성과 염원이 가벼운 맥락에서 살짝 표출됐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10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비례 의석을 합쳐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한 뒤 여·야 모두에게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15일 KBS 총선 개표방송에서 "이제 정치비평을 그만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전략기획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지난 16일 "그 180석 발언 때문에 사실은 조금 손해를 봤다"며 유 이사장 발언의 영향으로 일부 접전지 후보들이 패배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17일 '알릴레오' 유튜브에서는 "민주당 쪽에서 나온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김영춘(부산 부산진구갑)·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남영희(인천 동구·미추홀을) 후보 등 석패한 민주당 후보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어 "선거 3일 전, 유리그릇 다루듯 하는 상황에서 '범진보 180석 희망' 발언을 보수언론과 야당이 '개헌저지선 확보'를 내세우며 견제론의 먹잇감으로 활용할 때 적당히 당혹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상황 인식과 목표에 대한 공유가 있었다면 차라리 작은 소통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상황은 안 생겼을 것"이라며 "민주당원은 아니지만, 그동안 유 이사장이 우리 진영 전체와 당에 준 도움은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전 위원장은 "선거가 끝나 홀가분하다 싶었는데 마음이 적이 불편하다"며 "나 개인적으로나 내가 아는 민주당 지도부의 누구도 유 이사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을 뿐 서운함 비슷한 것조차 없다"며 정치비평 중단을 거듭 만류했다.

그는 "180! 과분하고 두렵기까지 하다"며 "국민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버거울 정도의 부담과 책임을 부여한 것"이라며 "이제 같이 미래만 논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