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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13년전 MS의 착각 “아이폰 안 팔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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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기술 마케팅서 빗나간 예측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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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텔의 최고경영자(CEO) 앤디 그로브는 1992년 “포켓용 개인용 통신수단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탐욕이 빚어낸 망상”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는 2007년 아이폰 출시 당시 “아이폰이 조금이라도 의미있는 시장점유율을 가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무시했다. 아이비엠(IBM) 창업자 토머스 왓슨은 1943년 “세계적으로 5대 정도의 컴퓨터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술의 역사엔 실패한 미래 예측이 부지기수다. 기업과 연구자는 미래를 내다보면서 상품과 기술을 개발하지만, 기술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또다른 얘기다. 거의 불가능하다. 예측이 수월했다면 노키아, 모토롤라, 블랙베리가 현재의 처지일 리 없다. 미래의 기술 개발 수준을 예상하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지만, 해당 기술이 불러온 소비자의 반응과 문화는 예측이 어렵다. 통신 서비스에서도 기업들의 마케팅 의도와 다르게 소비자들이 반응하는 경우가 흔하다.

무선호출기(삐삐)는 1982년 등장 이후 1990년까지 가입자가 5만명에 그쳤다. 삐삐 대중화는 발신번호 창을 이용한 암호와 같은 숫자통신이 젊은층에서 인기를 끌면서 시작됐다. 1990년대 ‘1010235(열열히 사모)’ ‘1004(천사)’ ‘8282(빨리빨리)’ 같은 숫자고백, 암호통신이 유행하면서 한해 100만~200만명이 가입하는 폭발적 수요가 나타났다. 에스케이텔레콤(SKT) 마케팅 담당자는 “2002년 개인별 특색있는 벨소리인 ‘컬러링’이 성공할지 의구심 속에 내놓았는데, 1년 만에 1000만명이 가입한 결과에 놀랐다. 당시엔 100년 넘게 이어져온 ‘따르릉’ 벨소리가 단번에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케이티(KT) 마케팅 담당자는 “2011년 4G 엘티이 마케팅 때도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출시 이후 오늘날처럼 영상으로 소통하는 세대와 유튜브 세상이 전면화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5G 마케팅도 ‘비대면 경제’를 예상했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면적 비대면 사회의 일상화를 상상할 수는 없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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