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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佛 '코로나 휴교' 한달…일상화된 원격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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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기기 없는 취약계층 학생과 '격차' 우려도

뉴스1

프랑스 남동부 그르노블 인근 몽플러리 초등학교 2학년생인 오로르가 지난 17일 집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해 담임선생님의 수업영상을 보며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 뉴스1 정경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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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노블=뉴스1) 정경화 통신원 = 프랑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전국각급 학교에 무기한 휴교령을 발령한지도 지난 16일로 벌써 한 달째가 됐다.

이에 따라 현지 학생들에겐 어느덧 인터넷을 이용한 선생님과의 원격수업이 일상화된 모습. 그러나 일부 학생들의 경우 원격수업을 듣는 데 필요한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가 없거나 부모의 무관심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남동부 그르노블 인근 몽플러리 초등학교 2학년생인 오로르는 매일 아침 엄마와 함께 담임선생님이 구글 클라우드에 올린 수업내용을 확인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오로르는 17일에도 원격수업을 통해 오전엔 새 단어와 문법을 배우고 선생님이 직접 녹음한 오디오파일을 들으며 받아쓰기를 했고, 오후엔 아빠와 함께 수학문제를 풀었다.

오로르는 이 같은 주요과목 수업이 끝나면 선택과목인 영어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권장도서를 읽고 컴퓨터 활용법을 배우는 등 집에서도 하루 최소 3시간씩은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한다고 한다.

오로르는 또 1주일에 한번은 담임선생님의 소그룹 화상수업을 실시간으로 듣고 금요일은 한주 동안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 선생님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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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몽플러리 초등학교 2학년생인 오로르의 담임선생님이 지난 6일 클라우드에 게시한 원격수업 과제물 캡처 © 뉴스1 정경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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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플러리 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가 대부분 의료인 등 전문직 종사자들로서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은 데다, 교사들도 컴퓨터 활용능력이 우수해 이 같은 원격수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리옹 인근에 거주하는 입티셈 케라(33)는 오로르네와 달리 집에 컴퓨터·프린터가 없어 자녀 4명이 돌아가며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수업을 듣도록 하고 있다. 케라는 매주 한 번씩은 담임교사가 출력해놓은 학습 자료를 받으러 자녀들의 학교에도 간다.

또 그르노블 인근에서 혼자서 아이 둘을 키우는 코랄리 비에이라는 집에 컴퓨터는 있지만 "중학교 2학년생인 아들이 배우는 내용이 너무 어려워" 공부를 도와주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프랑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초중고교 등에 대한 휴교조치가 시행된 이후 연락이 되지 않는 학생이 전체의 8%에 이른다.

장미셸 블랑케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컴퓨터와 같은 필요 장비가 없어 원격수업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겐 교사들이 만든 수업자료를 우편으로 보내주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프랑스에선 '휴교 조치가 끝난 뒤 원격수업을 계속 따라온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간의 학습량 격차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정부는 내달 11일까지 전 국민에 대한 이동제한령을 연장하되, 그 이후부턴 학교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한다는 방침.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학생들이 조를 짜서 한 주씩 학교에 나와 수업을 듣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kyunghwa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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