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최근월물 가격이 20일(현지시간)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과 저장 공간 부족 우려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 5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55.90달러(305.97%) 낮아진 배럴당 -37.63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2.51달러(8.94%) 내린 배럴당 25.57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유가가 폭락하자 자산시장에서 안전자산 수요는 더욱 늘어났고, 이에 달러도 이틀 만에 강세 전환됐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23% 오른 100.0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1.0860달러로 0.15% 낮아졌고, 파운드/달러는 1.2430달러로 0.56% 하락했다.
이머징 통화들도 미 달러화 대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위안의 경우 역외 시장에서 0.18% 오른 7.0912위안을 기록했다.
유가 폭락과 달러 강세에 이어 기업 실적 경계심까지 제기된 미 주식시장은 지난밤 사이 2% 내외 급락했다.
이처럼 서울환시 주변 대외 가격 변수들은 달러/원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날 달러/원은 어렵지 않게 1,220원대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식시장도 국제 유가 폭락과 미 주식시장 급락을 반영해 하락하고, 달러/위안 상승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장 마감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유가 급락에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보충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시간외 거래서 유가는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다.
또 미 주가지수 선물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감세 지속 여부도 우선 주식시장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2차적으로 환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유가 폭락으로 자산시장 내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면서 달러/원 환율은 1,220원선을 바닥으로 추가 상승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외국인 주식 순매도 재개로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롱 마인드가 다시 살아난 점은 달러/원의 상승 모멘텀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유가 폭락이나 코로나19발 경기 침체는 지속적으로 (달러/원)가격에 반영돼 온 만큼 오늘 달러/원 상승을 크게 자극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달러/위안 등이 아시아시장에서 7.9위안을 넘어서 거래되고 있어서 달러/원의 추가 상승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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