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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중대 안전사고가 잇따라 터졌다. 특수선 사업부에서 중상자가 발생한 지 5일 만에 또 다른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나왔다.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은 1년째 난항인 데다 회사 명운을 가를 대우조선해양 합병 심사는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발목이 잡혔다. '내우외환'이 정점으로 치닫는다.
21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이날 새벽 울산조선소 조선사업부 선행도장부에서 야간 작업 중이던 A씨가 문에 끼이는 사고로 사망했다. 현대중공업은 사고 발생 후 한영석 사장 주재로 안전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6일에는 특수선사업부에서 B씨가 유압 작동문에 머리와 경추가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B씨는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사측이 이 사고의 은폐와 조작에 나섰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관리자들이 일일작업 지시서를 조작하는 한편 표준작업 지도서에는 없는 내용을 사고 후 추가로 삽입해 관리 책임을 면하려 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으로서는 내우외환이다. 노사는 작년 5월 2일 임단협 상견례 이후 50차례 이상 실무교섭과 본교섭을 병행했지만 해고자 복직 등 현안에 대한 시각차 탓에 아직까지도 이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임금 협상을 두고 1년째 줄다리기를 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노사 갈등으로 2019년도와 2020년도 임단협을 묶어 2년 치 교섭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 합병 성사 분수령이 될 유럽연합(EU) 합병심사는 코로나19에 막혔다. 감염병 확산으로 심사 위원회의 정보 수집이 어려워 EU는 이달 초 심사 일시 유예를 선언했다.
EU는 당초 오는 7월까지 결론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이제 대략적 시점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결론이 미뤄지는 만큼 그룹은 합병과 관련한 경영 불확실성을 끌어안고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게다가 조선 시황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조선·해운 시황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선박 발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23.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관계 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해 사고 원인 규명에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전사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해 재발 방지에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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