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大 연구팀 ‘뇌와 뉴스’ 관찰
빠른 직관과 느린 이성이 작동… 가치관과 일치땐 가짜경고도 무시
제3자의 가짜뉴스 판별 노력… 소비자 판단에 큰 영향 못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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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혼란을 틈타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가짜뉴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진다. 사람들은 카톡으로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 페이스북으로 가족들의 생일파티 사진을 보다가 갑자기 뉴스를 전달받게 된다. 그리고 뉴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마음에 들거나 남들에게 알리고 싶으면 클릭 한 번으로 쉽게 공유를 하고, 그 순간 그 뉴스는 아무런 근거 없이 내용의 진실성을 인정받게 된다.
패트리샤 모라벡 오스틴 텍사스대 매콤스 경영대학원 교수 등으로 이뤄진 연구팀은 가짜뉴스가 왜 빠르게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왜 사람들은 이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는지 이유를 살펴봤다. 다양한 가치관을 반영하는 SNS 뉴스들을 보여주고, 이것이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를 한 뒤 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되는지를 관찰했다.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두 가지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뉴스의 경우 그 내용이 가짜라는 경고가 있어도 뉴스의 진실성에 대한 판단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는 ‘빠른 직관’과 ‘느린 이성’ 시스템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SNS 뉴스를 볼 때 사람들은 먼저 ‘빠른 직관’을 사용해 내용을 판단하고, 만약 그것이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경우 기쁘게 그 내용을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가치관과 부합하지 않는 경우엔 무시하고 넘어간다. 만약 뉴스의 내용이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지만 그것이 가짜뉴스라는 정보가 입력될 경우 ‘느린 이성’ 시스템이 작동해 그 혼란을 해결한다. 여기서 느린 이성은 가짜뉴스라는 정보를 무시한 채 내용이 진짜라고 믿는 결정을 내린다.
둘째, 원래 갖고 있던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은 오히려 더 강해진다. 그 이유 역시 느린 이성을 이용해서 이를 믿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특히 페이스북처럼 개인 맞춤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SNS의 경우 아무래도 개인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뉴스가 더 많이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더욱더 취사선택하게 되기 때문에 결국 SNS를 통한 뉴스의 전파는 사람들의 확증편향을 더 강화시키게 된다.
이 연구는 제3자의 가짜뉴스 판별 노력은 뉴스 소비 당사자의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의 전파는 안타깝게도 원래 갖고 있는 자신의 가치관을 선택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이것은 뇌가 그렇게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득이나 교육 등으로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알려준다.
그렇다면 가짜뉴스는 SNS의 인기와 함께 계속 범람하게 될까? 연구팀은 ‘그렇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SNS를 통한 가짜뉴스의 범람이 장기화되면 결국 전체적으로는 그로 인해 SNS가 다루는 정보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그 뉴스들에 비판적 인식을 갖게 될 거라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이정 한국외국어대 GBT학부 교수 jung.lee@hufs.ac.kr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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