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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때문?'…영국, EU 의료장비 공동구매 불참 놓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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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부 차관, "'정치적 결정'이었다" 발언했다 취소

'행정적 실수'라던 그동안 설명과 달라…EU는 "영국에 충분한 기회 제공"

연합뉴스

런던 임시병원 '나이팅게일'에서 개인보호장비(PPE)를 착용한 의료진과 군인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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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유럽연합(EU)의 의료장비 공동구매에 영국이 불참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영국은 의사소통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브렉시트(Brexit) 이후 EU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정치적 결정'이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사이먼 맥도널드 영국 외무부 사무차관은 전날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영국의 EU 공동구매 불참이 "정치적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맥도널드 차관은 "우리는 1월 31일 EU를 떠났다"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관료)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정치적 결정이었고, 결정 내용은 '노'(no)였다"고 말했다.

자신의 발언이 그동안의 정부 설명과 달라 논란이 되자 그는 몇 시간 뒤 발언을 철회했다.

맥도널드 차관은 "각료들이 EU 공동구매 계획을 보고받았고 이에 참여하지 않기로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고 말한 것은 오해 때문으로, 부주의하고 그릇된 내용을 위원회에 말했다"고 해명했다.

EU는 코로나19가 유럽 대륙에서 본격화하자 4개의 의료장비 공동구매 계획을 세웠다.

2개 계획은 마스크와 장갑, 가운 등 개인보호장비(PPE) 구매를 위한 것이고 나머지는 각각 산소호흡기와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포함한 연구소 장비에 관한 것이었다.

공동구매를 위한 첫 회의는 브렉시트가 단행되기 전인 지난 1월 말에 열렸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EU 차원의 회의가 열렸지만 영국은 참석하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EU 측이 공동구매 참여 의사를 묻는 초대장을 사용하지 않는 이메일 주소로 보내는 바람에 알지 못했다며, 행정적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맥도널드 차관의 '정치적 결정' 발언이 전해지면서 영국 정부가 참여를 못 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BBC는 한 취재원을 인용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에 긴급안보회의인 코브라 회의에서 EU와 협력할지를 놓고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회의에서 결론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브렉시트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EU와의 협력에 딜레마를 제공한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은 전날 코로나19 대응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정치적 결정' 추측을 부인했다.

그는 "영국은 이제 EU 공동구매 계획에 참여하기로 서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동구매 불참이 영국의 의료장비 부족을 불러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공동구매에 따른 물품 중 현재까지 (전달돼) 이용가능한 것이 없다"면서 "영국의 PPE 조달 능력에 미친 영향은 제로(0)"라고 강조했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공동구매와 관련해 브뤼셀에 나와 있는 영국 대표단에 알렸고, 2∼3월 내내 영국이 이에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있었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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