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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2주년…’건강이상설’ 김정은 모습 드러낼까? [김현주의 일상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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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남북 분단사 명장면, 전세계에 큰 울림 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오는 27일 2주년 / 김정은 국무위원장 건강이상설…그에 따른 각종 추측, 분석 난무 / 진위 떠나 한반도 정세 불가측성, 불안지수 더욱 높이는 요인

한반도 남북 분단사에서 손꼽히는 명장면이자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27일 2주년을 맞는 가운데, 최근 불거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그에 따른 각종 추측과 분석의 난무는 진위를 떠나 한반도 정세의 불가측성과 불안 지수를 더욱 높이는 요인이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주년을 맞아 정부의 남북 교류·협력 재개 노력에 속도가 붙고 있으며 의욕도 상당하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거쳐 '동해 북부선' 사업을 조기 추진키로 해 남북 철도 연결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통일부의 남북관계발전시행계획에 따르면 경제공동체 기반 구축을 위한 '통일경제특구법' 제정과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 대북 개별관광을 위한 제도적 여건 마련에도 주력하고 이산가족 상봉도 추진키로 했다.

남북 보건 협력도 시행계획에 포함된 것은 물론이다. 분단 이래 남북 정상 간 첫 만남의 결과물인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공동 기념행사도 해보려고 한다.

정부가 하노이 노딜 이후에도 남북,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을 중단한 적은 없지만, 의지만큼이나 과감하고 창의적이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물론 최대 난관은 북한이 남한의 태도를 비난하며 호응하지 않는다는 한계다.

코로나19로 북한 경제도 어려워진 데다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남한의 정치 지형 변화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국가 간 보건 협력이 긴요할 때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보건과 인도주의 분야에서라도 우선 교류·협력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놓여있다는 첩보를 미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는 CNN 보도에 대해 "부정확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 브리핑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한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미국 당국이 확보한 첩보를 토대로 CNN 보도에 대해 부정확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북측에서 소식을 들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김 위원장)가 의료적 문제를 겪고 있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를 토대로 알아보려 해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나는 그 보도가 부정확하다고 본다. 이렇게 말하겠다. 나는 그 보도가 부정확한 방송사에 의해 이뤄진 거라고 본다"면서 CNN 기자가 앉아 있는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러면서 "그들(CNN)은 오래된 문서를 썼다고 듣고 있다"면서 "그 보도는 부정확한 보도라고 한다. CNN이 한 허위 보도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CNN 김정은 건강 상태 보도 ‘허위’”

트럼프 대통령은 CNN이 참고했다는 '오래된 문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CNN 보도가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최신 상황을 반영하지는 못했더라도 이전의 첩보들은 반영하고 있다는 뜻일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과 좋은 관계이고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라면서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에게서 마지막으로 소식을 들은 게 언제냐는 질문에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CNN 기자가 북측으로부터 최근에 소식을 들은 것이 없지 않느냐고 반박성 질문을 하자 "말하고 싶지 않다. 말하지 않겠다"면서 CNN의 질문은 더 받지 않겠다고 자르기도 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북한과 전쟁을 했을 것이고 자신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고 싶지 않다는 기존의 주장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브리핑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질문에 "모른다. 잘 있기를 바란다"고 답하면서 연락을 취해보겠느냐는 질문에 "그럴지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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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CNN 보도에 대해 부정확하다고 평가, 미국 당국이 정찰자산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중요 정보를 확보한 데 따른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CNN방송과 '앙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과장을 보탠 답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CNN방송은 20일 직접적 정보가 있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다는 첩보를 미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으나, 하루 뒤 "김 위원장이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음을 시사하는 첩보를 미국이 주시하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을 바꾸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美, 김 위원장 건강 관련 ‘중요 정보’ 확보했을 수도”

정부는 24일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김 위원장의 동향과 관련 "북한 내부에 지금 특이동향이 없다고 다시 한 번 재차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어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에서도 최근 북한 동향을 점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는 전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조 부대변인은 또 북한 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 동정 관련 소식이 10여일째 나오지 않고 있는데 대해서도 "제가 알기로는 북한 매체에서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인 바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올해 들어서도 최장 21일 정도 (김 위원장 동정이) 미보도된 사례가 있다"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 잠행 길어질 시 ‘확인할 수 없는 소문’ 확대 재생산될 듯

김 위원장의 동향은 갑작스레 떠오른 '건강이상설'로 인해 24일 현재 나흘째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동향과 관련한 소문은 사망설까지 유포될 정도로 혼선이 심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의 공개행보가 언제 나올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공개행보는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곧 그가 '건재'함을 확인하며 관련 소문을 불식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반면 잠행이 길어질 경우 확인할 수 없는 소문은 확대 재생산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14년 김 위원장이 40여 일 간 잠행했을 때도 사망설은 물론 망명설까지 제기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공개행보 시점을 예측하긴 어렵다. 주요 정치 기념일을 제외하면 그가 언제 어디로 움직일지는 외부에서는 알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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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상설을 겪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 사진을 보면 그의 낯빛과 체중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손을 맞잡은 김 위원장은 당시 가쁜 점을 몰아쉬기는 했으나 얼굴빛은 정상이었다(사진1). 하지만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사진3)와 지난 12일 항공군 추격습격기연대 훈련 시찰 때 김 위원장 모습은 봄볕에 그을렸다고 하기에는 얼굴빛이 좀 심하게 검게 변한 것을 알 수 있다(사진4). 불과 한 달 전인 3월 12일 북한국 포병부대들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참관할 당시와 비교해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사진2). 전문의들은 심장 외에 간에도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김 위원장이 실제 어떤 수술 혹은 시술을 받아 요양이 필요한 상태라면 잠행은 길어질 수도 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김 위원장 주변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도 잠행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사안이 아니라면 김 위원장은 대외적인 여론의 추이를 보며 전략적으로 공개행보 시점과 방식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건강이상설과 잠행이 북한 체제에 대한 우려나 내부의 혼란 등을 언급하는 비판적 소문을 낳고 있는 점을 감안, 의도적으로 건재함을 최대로 과시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도적으로 건재함 최대한 과시할 수 있는 방식 고민할 가능성

다만 북한이 올해 경제난 정면 돌파전을 이행하고 있는 만큼 외부의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고 경제 관련, 혹은 내부 결속용 행보를 보일 수도 있다.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군일에 김 위원장의 동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 조선인민혁명군은 항일 투쟁 시절 김일성 주석이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들을 주축으로 만든 항일 무장군이다.

북한의 정규군이 아닌 만큼 25일 자체는 큰 정치 기념일이라 볼 수는 없다. 다만 최근 북한이 항일 투쟁 시절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는 보도를 내보내는 등 정면 돌파전 추동에 있어 '항일 정신'을 부각하고 있어 김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동향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정규군인 인민군 창건일(건군절·2월 8일)과 인민혁명군 창건일(4월 25일)을 때때로 맞바꿔 왔다.

북한의 인민군은 1948년 2월 8일 창설됐으나, 항일 투쟁의 상징적 인물인 김일성 주석은 집권 시절 과거 항일유격대 조직일인 1932년 4월 25일을 인민군 창건일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인민군 창건일은 2월 8일로 바뀌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정치국 결정을 통해 역사적 사실과 발을 맞추는 결정을 했고, 4월 25일은 인민혁명군 창건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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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인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하늘이 맑은 날씨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정규군 창건 기념일이 아닌 이날 대외적으로 표출되는 어떤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건군절에 인민무력성을 격려 방문한 바 있어 이 같은 '부드러운' 방식의 행보가 있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판문점 선언이 도출된 27일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움직일 가능성도 제기하지만 현재 남북관계 국면에서는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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