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은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의 신병을 인계받아 조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오후 10시45분쯤 서울 성북구 한 빌라에서 은신 중이던 이 전 부사장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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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여의도에서 열린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이종필 당시 부사장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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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부사장은 라임 관련 투자 상품을 설계·운용한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그는 한 펀드에서 손실이 나면 다른 펀드 자금을 가져와 ‘돌려막기’ 하는 방식으로 펀드를 부적절하게 운용하고, 라임 펀드의 부실을 알면서도 숨기고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구속영장이 청구된 뒤 잠적해 5개월간 도피 중이었다. 라임 자금을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에 투자해주고, 이 회사 경영진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다. 이 전 부사장에게 뇌물을 줬던 리드 경영진은 24일 재판에서 리드의 회삿돈 8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최대 8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유효기간이 만료된 이 전 부사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다만 첫 영장 청구 이후 검찰의 보강 수사가 계속 진행됐기 때문에, 리드 관련 범죄 사실 외에 추가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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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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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부사장과 함께 검거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회장은 당분간 경기남부청에서 조사를 받는다. 그는 이 전 부사장과 함께 라임이 투자한 회사들의 자금을 빼돌리는 방식 등으로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그 역시 지난해 12월 경기도 버스회사 수원여객의 161억원대 횡령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뒤 잠적했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의 은신처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이 전 부사장과 심모 신한금융투자 팀장을 함께 체포했다. 도피자금으로 추정되는 현금도 발견해 압수했다. 경찰은 수원여객 횡령 고소건을 마무리하고, 라임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에 김 전 회장 신병을 인계할 방침이다.
도피중이던 핵심 피의자들이 한꺼번에 검거되면서 자칫 장기화될뻔한 라임 수사도 급물살을 타게됐다. 사태의 자세한 내막과 함께,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나 정치권 연루 사실이 밝혀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전 회장은 고향친구로 알려진 김 모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에 4900만원의 뇌물을 주고 금융감독원의 리드 관련 검사 정보를 받아본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23일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해 김 전 행정관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은 현재 구속 상태다.
라임 사태는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였던 라임이 투자자에게 펀드 부실을 고지하지 않은 채 고수익을 약속하며 상품을 판매하다 결국 환매 중단에 이른 사건이다. 현재까지 추산되는 피해액만 1조6000억원,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는 400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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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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