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비디오 컬러링’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현재 음악이나 음성 메시지의 통화 연결음을 서비스하는 '음성 컬러링' 대신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비디오 컬러링'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비디오 컬러링이 서비스되면 누군가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연결될 때까지 내 스마트폰에는 상대방이 설정해놓은 영상이 플레이되게 된다.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통화를 하면서도 스마트폰을 볼 수 있게 됐다. 이에 이통3사는 통화연결음 대신 '동영상'을 보여주는 '비디오 컬러링'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사진은 LG전자의 무선 이어폰 'LG 톤 프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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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27일 “기존의 음성 통화 연결 서비스는 30·40세대는 많이 이용하지만 젊은 소비자의 사용률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며 "비디오 컬러링은 유튜브 등 영상에 친숙한 젊은 세대와 광고영상을 틀 수 있는 소상공인이 타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연말까지 비디오 컬러링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게 이통3사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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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선 동영상 종류별로 이용료도 달라
중국 이통사는 이미 가입자를 대상으로 비디오 컬러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차이나모바일은 1억명,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출시한 차이나유니콤 5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차이나유니콤은 단순 비디오나 오디오를 재생할 경우, 자체 제작 동영상을 재생할 경우, 텐센트 비디오 등 협력사 콘텐트를 이용할 경우에 따라 월 이용 요금이 모두 다르다. 또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요금제도 선보이고 있다.
2007년 SK텔레콤은 '영상 컬러링'이란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3G 망을 이용해 스틸컷 수준의 영상을 전송하는 수준이어서 서비스 가입자가 많지 않았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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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으로 개성 표현하는 젊은 층 타깃
국내 이통사도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 중이다. 우선 개인 고객은 ‘틱톡’ 등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트로 자신의 아이덴티티(정체성)와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젊은 층이 주요 타깃이다. 서비스에 가입하면 본인에게 전화를 거는 사람에게 본인이 좋아하는 가수의 뮤직비디오나 영화ㆍ뮤지컬 등의 유명 장면 등을 ‘짤’ 형태로 보여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증강현실(AR) 배경화면ㆍ꾸미기 스티커 등을 활용해 직접 만든 재미있는 형태의 숏폼 콘텐트를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아바타나 캐릭터를 활용해 자신을 표현하거나, 유명 연예인과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을 제작해 전화를 거는 사람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또 소상공인의 경우 개성을 담은 가게 홍보 영상뿐 아니라 메뉴 등을 미리 보여주는 영상을 서비스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젊은 층의 경우 이어폰 문화가 확산하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상태로 전화를 받기 때문에 비디오 컬러링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통 3사는 이미 고객 니즈를 파악해가며 최근 몇 차례 서비스 개발 실무회의도 열었다. 비디오 컬러링을 출시하려면 이통사가 별도 서버도 구축해야 하고 통신사가 다른 고객 간 영상 재생을 위한 서비스 규격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통 3사는 통합 메신저 서비스인 ‘채팅 플러스’처럼 최신폰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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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콘텐트 확보·콘텐트 유통 수익 창출” 기대
비디오 컬러링은 이통사의 5G 킬러 콘텐트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남승용 미디어미래연구소 디지털경제센터장은 “5G 킬러 콘텐트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고화질ㆍ고용량 영상이 필요한 비디오 컬러링은 5G 부가 서비스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숏폼 OTT 플랫폼인 '퀴비' [사진 퀴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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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숏폼 콘텐트 열기와도 무관치 않다. 콘텐트 업계는 이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트렌드로 숏폼의 부상을 점치고 있다. 숏폼은 수초에서 최대 10분 이내로 제작된 짧은 분량의 콘텐트다. 이미 구글(유튜브)·퀴비·트위터·네이버·카카오 등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콘텐트 업계 관계자는“비디오 컬러링을 통해 이통사는 직접 숏폼 콘텐트 제작에 뛰어들지 않고도 콘텐트 유통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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