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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시술설, 측근 코로나설… 김정은 20일동안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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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사망설, 위중설 등을 잠재우고 20일 만에 등장하면서 그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인민복 차림에 뒤로 넘긴 헤어스타일 등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준공식에 참석했다. 표정도 대체로 밝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영향도 추정되고 있다.

세계일보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시찰 중 손에 담배를 든 채 간부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혈관 시술받았어도 3일이면 활동 가능해”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지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추정만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건강상의 문제가 전혀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지난달 15일 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행사는 자정에 시작해서 (김 위원장이) 한시간 정도 서 있어야 하는데 이게 물리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며 “오늘 나온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장면 역시 테이프커팅 때를 제외하곤 대부분 앉아있었던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봤다.

심혈관 시술 등의 가능성 역시 조심스럽게 거론했다. 그는 “20일은 만약 뇌졸중이 와서 수술이나 시술을 받았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충분한 시간”이라며 “요즘엔 일반 사람도 스텐트 삽입술(혈관성형술)을 받으면 합병증이 없을 경우 3일 정도면 외출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평소 흡연과 음주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다 초고도비만 등으로 고혈압 등 각종 지병이 있을 것으로도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료공장 시찰 때도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게다가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 모두 심장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가족력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지난 27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했던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라며 추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그 근거로 북한이 공개한 사진 중 김정은 위원장의 뒤에 보이는 차량을 지목했다. 태 당선인은 대형 골프카트 형태의 차량이 “그의 아버지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살아 나오면서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현지 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코로나 영향 있었을 것”

코로나19 영향도 여전히 거론된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형석 대진대 교수는 “이전에도 김정은의 행보가 19∼20일 정도 공개되지 않은 적이 있었지만 최고인민회의가 이틀 연기되고, 태양절 행사 등에 불참한 것 등을 볼 때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라며 “여러 차례 제기된 설이지만 김 위원장 본인이 감염된 것이 아니더라도 접촉 반경, 예를 들면 경호원이라든지 이런 사람이 코로나에 걸려 자가격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재개하자 관련 상황에 정통한 인사를 인용해 지난달 중순쯤 김 위원장의 측근 부하가 발열 증세를 보여 그가 평양을 떠나 원산에 머무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석 교수는 “아무런 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닐 것”이라며 “이날 비료공장 준공식에 나온 것은 경제건설에 방점을 둔 메시지를 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짚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김 위원장이 20일 동안 나오지 않은 것은 코로나19나 본인의 기저질환 외에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대보다 비교적 개방적인 김 위원장이 자신만의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는 과정일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최고인민회의나 참배행사, 경제시찰에 김 위원장이 선대 북한 최고지도자의 틀에 박힌 행보대로 행동할 이유가 없다”며 “측근 간부들과 이런 업무를 나눈다든지 하는 식으로 기존의 김일성에서 벗어난 일종의 김정은식 리더십으로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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