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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바꾸고 싶다"던 흙수저 김태년, 180석 거대여당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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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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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태년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인 총회에서 꽃다발을 받고 환호하고 있다. 이번에 선출된 김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첫 원내사령탑을 맡는다. 2020.5.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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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김태년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방의 촌에서 자란 전형적인 흙수저 출신이다. 전남 순천의 시장 좌판에서 생선을 파는 어머니와 구두수선공 아버지 밑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기자를 꿈꾼 것도 그래서다. 잘못된 것들을 파헤쳐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었다.


기자 꿈 접고 시민운동가 되다

전남 순천고를 졸업한 김 원내대표는 경희대 행정학과에 진학하면서 기자의 꿈을 키웠다. 총학생회장을 맡고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기자에서 시민운동가로 인생의 방향을 튼 게 그때다.

1987년 6월 항쟁 땐 학생운동을 이끌었다. 그의 지역구인 경기도 성남과 인연도 그때 맺었다. 그는 성남에서 청년학생조직과 민주시민단체들과 연합해 6월 항쟁에 나섰다. 성남에서 살다시피 하며 사람들과 서로 어깨걸고 "호헌철폐, 독재타도, 직선제 개헌 쟁취"를 외쳤다.

곧 경찰에 쫓기며 숨어 지내는 수배자가 됐다. 수배가 풀리고 군 생활을 마친 후에도 성남을 잊을 수 없었다. 그의 나이 24살 때다. 더 이상 도망치지 말고 빚을 갚자는 생각을 했다. 많은 군중을 이끌고 선두에 서서 외쳤던 '민주화의 약속, 민주정부 수립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부채의식이 컸다.

보따리를 싸서 성남에 왔다. 평생 성남과 함께 살기로 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 성남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성남 곳곳에서 연일 집회가 열렸는데, 시위대열 선두에 서서 사람들을 지휘했다”며 “성남시민들과 세상을 바꾸기 위해 청춘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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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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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에서 30년,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의 꿈

대학생 시절 성남과 인연을 맺고, 성남에 뿌리를 내린 그는 그곳에서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아 기르며 더 나은 내일을 꿈꿨다.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횡포에 갈수록 팍팍해지는 서민의 살림살이를 걱정했다. 서로를 보듬고 위로해주던 이웃과 함께 생활하는 게 즐거웠다.

성남에 정착한 그는 성남청년단체협의회 의장, 민주주의민족통일 성남연합 공동의장, 성남시 고도제한해결 공동집행위원장 등을 지내며 성남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 시민운동만으론 세상을 바꾸기 힘들단 생각에 현실 정치에 뛰어들 결심을 했다. 2002년 대선때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선거대책본부 성남 공동본부장을 맡아 열심히 뛰었다. 이후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성남시 수정구, 40세)에 당선됐다.

그는 “17대 국회에서 산업자원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재래시장 살리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어렸을 때 어머니가 쥐어준 돈에서 맡을 수 있었던 생선냄새 때문에 재래시장은 나의 정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2004년 재래시장특별법을 만들었다. 유통산업의 전면 개방과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변화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생계를 위협받는 중소 영세 상인을 보호하고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법률이다. 당시엔 재래시장 상인을 보호하는 법률이 없었기 때문에 국회 안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당내 의원들과 합심해 17대 국회 민생법안 1호로 통과시켰다.

이후 서민경제의 고충을 더 살피기 위해 재래시장을 자주 찾았다. 보좌진 1명을 재래시장 전담으로 정하고 시장에 상주시키며 열정을 쏟았다. 그런 의정활동 덕분에 그는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가 됐다. 이후 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지냈다.

또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소속으로 중소상공인과 서민을 위한 법안을 만드는데 기여했다. 시민단체들이 평가한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뽑혔고, 4년 연속 국회에서 선정한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다.

그는 지금도 성남 모란시장을 자주 찾는다. 그에겐 특별한 공간이다. 20대 가난한 청년시절 사회정의를 부르짖으며 밤낮없이 뛰어다닐 때 이곳에 가면 가벼운 호주머니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었다. 소주 한병 값이면 무한리필로 주는 돼지껍데기나 내장은 가난한 그에게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학생운동을 하는 아들을 걱정한 아버지가 당시 ‘태년이가 틀린 얘기를 하는 건 아니네. 저만하면 사람 구실하면서 살겠구먼’이라고 하셨는데, 그러고 나서 얼마 후 돌아가셨다”며 "그때 아버지 말씀은 두고두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줬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제 180석의 거대 집권여당을 이끈다. 국민의 삶을 위한 정책과 법안을 통해 그의 꿈인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게 됐다. 그의 말대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여당 정책위의장 출신의 '정책통'으로서의 성과를 낸만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과제를 풀어야한다.

김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국회가 숙의의 총량을 유지하면서도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제도와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개혁의 본질은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전문성을 살린 상임위 배정, 복수 법안소위를 통한 의원 역할 강화, 법사위의 월권 방지 등 상시국회시스템을 반드시 도입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구상을 밝혔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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