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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미향 당선인 인터뷰 “30년 운동 도덕성 파괴하려 해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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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관련 의혹 휘말린 윤미향 당선인 인터뷰

경향신문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인이 12일 서울 인의동 종로성당 근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이번 사태가 ‘위안부’ 피해자 인권운동의 ‘도덕성’을 파괴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그간의 시민사회 노력을 칭찬하지 못하면서, 왜 무분별한 의혹만 제기하는지 묻고 싶어요.”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인이 12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였던 윤 당선인은 30년간 위안부 운동에 매진했으나 최근 각종 의혹에 휘말렸다. 기부금 활용이 불투명했다는 주장부터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당시 구체적인 내용을 할머니들에게 숨겼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윤 당선인의 ‘30년 지기’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그를 직접 비판해 논란이 커졌다.

피해자에 직접 돈 주는 것만이
위안부 지원 활동 전부 아니고
인권·연대·입법 요구 등 다양

기부금 사용 규정에 맞게 처리
피해자 직접 지원은 국가 책무
후원자 대부분, 단체 역할 공감

윤 당선인은 이 같은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피해자 지원이 적다는 지적에는 “할머니들께 직접 돈을 주는 것만이 피해자 지원이라고 하는 것은 비합리적 인식”이라며 “정의연은 피해자 지원만을 목표로 한 단체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이번 논란을 어떻게 생각하나.

“처음 겪는 일이다. 우린 그간 피해자들이 상처받지 않고, 이들의 생활도 안정시키며 운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피해자 직접 지원부터 인권회복 활동, 수요시위, 아시아 피해자들의 연대, 입법 요구까지 다양한 활동을 한 배경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런 활동을 위해 기부된 돈을 대표가 유용·횡령한 것처럼 비추고 있다. 운동의 도덕성을 파괴하려는 것이다.”

- 기부금 논란이 커지고 있다.

“회계에서 애매한 부분이 있을 때는 회계사와 상담해 처리했다. 정의연은 피해자 지원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이 함께 가는 구조다. 피해자 직접 지원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부도 매달 300여만원씩 피해자에게 지원한다. 우리 역할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한 활동을 펼쳐 사회의 인식을 바꾸고, 일본 정부가 가해자 책임을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예산은 맞게 쓰였다.”

- 김복동 장학금 지원 대상도 시민단체 중심이었다.

“장학금은 애초부터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줬다. 김복동 할머니의 바람이다. 할머니는 그간 수요시위에서 해고노동자들에게 ‘쨍하고 해 뜰 날 온다’고 격려하고, 평화 문제에 관심도 가지셨다. 그 뜻을 이어 대학생 자녀들 학비도 버거운 활동가들에게 희망을 준 것이다.”

- 딸 유학비용을 남편의 배상비로 충당했다고 했지만 최종 재판 시점보다 유학시점이 2년 빨랐다.

“2016년 시카고에 처음 갔을 때는 전액 장학금으로 공부했다. 거기서 준비해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 입학했다. 이때는 간첩조작 사건으로 고통받은 남편에게 국가 배상이 이뤄지며 비용을 댈 수 있었다. 딸의 유학 논란을 겪어보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겪은 게 이거였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가족들의 삶이 벌거벗겨지니 참담했다.”

외교부, 한·일 합의 전날 밤에
민감한 내용은 빼고 일부 통보

비례대표 출마 과정 소통 부족
이용수 할머니 서운하셨을 것
최용상씨와 회견은 가슴 아파

- 2015년 위안부 합의 내용도 외교부는 미리 고지했다고 하는데.

“12월27일 한·일 국장급 협의가 끝났을 때 정부는 그날 밤 일부 내용을 통보했다. ‘평화의 소녀상’ 철거나 위안부 문제의 불가역적 해결, 10억엔 출연 등 민감한 부분을 뺀 내용이었다. 그것으로만 입장을 결정할 수 없어 다음날 합의 내용을 보고 판단하려 했는데, 최종 합의에는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더라. 그 뒤 할머니들에게 소녀상 철거나 10억엔 출연 등의 내용도 합의에 있다고 알렸다.”

- 비례대표 출마 당시 할머니들과 소통이 미흡했던 것 아닌가.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 신청 공문이 와 급히 논의를 시작했다. 이용수 할머니한테는 비례대표를 신청한 뒤에 연락드렸는데, ‘잘될 거다’라고 말씀하시더니 그 뒤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가라’고 하시더라. 할머니한테 설명을 드리는 사이에 당선됐다. 서운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할머니가 가자평화당 최용상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한 것은 가슴 아프다. 그는 더불어시민당 비례를 신청했다 떨어진 뒤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하기도 했다. 최 대표가 왜 정의연 비판의 전면에 나설까. 비례대표에 떨어진 ‘앙심’ 때문이란 생각이다.”

- 위안부 피해자 운동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우리는 그간 싸우기 바빴다. 이제는 시민사회단체뿐 아니라 국민 신뢰를 받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분명한 건 우리는 피해자 지원·복지에만 한정된 단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피해자를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건 국가의 책무이고, 시민사회의 지원은 이를 좀 더 충실히 하는 차원이다. 후원자들 대부분은 이 같은 정의연의 역할에 공감하고 있다.”

박용하·김윤나영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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