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항공업계 추가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고용안정'을 천명한 것도 이번 구조조정 결과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과 조종사 노동조합·직군별 직원 대표자들은 최근 직원들의 임금삭감 액수를 늘리는 대신 구조조정을 최대한 하지 않는 방향으로 큰 틀에서 공감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전체 직원 1600여명 중 345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계획했다. 지난달 희망퇴직과 비정규직 계약 해지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60명이 넘는 직원들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상태다.
노조와 직원들은 조종사 노조 36%, 일반직군 25%까지 임금삭감 폭을 늘리자고 제안했다. 늘어난 임금삭감액을 이용해 구조조정 대상자들의 희망퇴직을 최대한 유도하자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제안에 사측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아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그동안 최소한의 인력감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박이삼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노조와 일반 직원들 간 임금삭감 범위를 놓고 이견이 있었으나 절충안을 만들어 사측에 제안했다"며 "우리의 제안에 대해 사측도 큰 틀에서 받아들였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회의가 미뤄져 합의가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제안을 두고 이스타항공이 인수합병을 앞두고 있는 제주항공과 의견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최소화하는 것은 모두 동의하는 부분"이라며 "세부적인 부분을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
이처럼 구조조정 관련 합의가 늦어지자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과의 인수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되려면 일정 부분 경영축소는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달 28일 당초 29일로 예정됐던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 '미충족된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하여 당사자들이 상호 합의하는 날'로 변경했다. 해외경쟁당국인 태국, 베트남에서 기합결합 심사 승인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구조조정, 임금체불 등 이스타항공 내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도 제주항공의 인수 일정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 직원 A씨는 "회사에서 제주항공과 구조조정 관련 협의를 계속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수절차가 빨리 마무리되고 경영이 정상화되려면 현실을 직시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항공업계 추가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자체적인 고용안정 노력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손명수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지난달 29일 항공사 CEO 간담회에서 "항공사 스스로 고용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자본 확충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고용안정에 최대한 초점을 두고 있다"며 "인수합병 과정에서 문제가 없을 수 없겠지만 노사 간 원만하고 충분한 협의가 있었는지, 정책지원 금융이 얼마나 투입됐는지 등을 통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