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가 운영했던 아동 음란물 웹사이트 ‘웰컴투비디오’가 폐쇄된 모습./제공=경찰청

아시아투데이 김현구 기자 = 범죄인인도 심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측은 미국으로의 송환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수석부장판사)는 19일 국제자금세탁 혐의로 범죄인인도 심사를 진행 중인 손씨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손씨는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손씨 측은 이날 심문에서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저지른 범죄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씨의 변호인은 “이 사건은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에 서버를 두고 저지른 범죄”라며 “우리나라에 처벌하는 법률이 있기 때문에 외국으로 송환하는 것은 속인·속지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암호화폐 거래는 당시 투기수단으로 활용된 코인을 투자목적으로 전환했던 것”이라며 “수익의 모든 과정을 추적한 검찰에서도 이 부분을 투자목적으로 봤기 때문에 별도로 기소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속인주의는 영역을 불문하고 국적을 기준으로 모든 자국민에 대해 법을 적용하는 원칙이며, 속지주의는 국적을 불문하고 자국 영역을 기준으로 영역 내에 있는 모든 사람에 대해 법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검찰은 “오늘날 익명성이 보장되는 범죄들은 여러 나라를 거쳐 범죄행위지와 발생지가 다른 경우가 있어 이러한 범죄에 대해 국제 공조가 상당히 이뤄지고 있다”며 “서버는 다른 나라에 있어도 특정 국가에서 범행이 이뤄지고 수익이 나온다면, 그 나라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맞섰다.

또 “(암호화 웹인) 다크웹을 이용해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등 이 사건은 본질 자체가 은닉에 해당한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손씨 측은 미국 송환이 결정될 시 국내에서 처벌받은 범죄사실에 대해 미국에서 처벌받지 않는다는 보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손씨 변호인은 “범죄인 인도법 10조1항에 따르면 인도가 허용된 범죄 외의 범죄로 처벌이 안 된다는 보증이 없는 경우 범죄인 인도를 하면 안 된다고 나와 있다”며 “미국 검찰에서 기소한 9가지의 혐의 중 6가지는 우리나라에서 확정판결이 났기 때문에 이 부분을 미국에서 또 처벌하지 않는다는 보증서가 없다면 인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범죄인인도 조약에도 인도한 범죄 외에 처벌할 수 없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어 보증서를 제출해야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추가처벌의 위험성은 없다고 보여지고 실무적으로 외국이 우리나라에 (범죄인인도를) 청구하는 경우에도 이를 보증하는 경우는 없다”고 반박했다.

심문기일이 끝난 후 직후 손씨의 아버지는 “결정이 안나서 착잡하다”며 “죄는 위중하지만, 아버지 입장에서 미국으로 보낸다는 것이 불쌍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6일 심문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한 후 손씨의 인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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