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N번방의 시초' 손정우 사건

손정우 父 "어미 없이 자란 아들···미국 보낸다니 불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들의 범죄인 인도 심문 참석

첫심문 후 취재진에 입장 밝혀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미 없이 자랐잖아요. 물론 죄는 위중하지만, 미국으로 보낸다니 불쌍한 마음이 드는 거죠.”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씨의 미국 송환 심문이 열린 19일 손씨의 아버지가 심문 후 아들 손씨에 대해 취재진에 한 말이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정문경·이재찬 부장판사)는 손씨에 대한 첫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11일 손씨의 아버지는 서울중앙지검에 아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아들이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국내에서 처벌받게 되면 ‘이중 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미국 송환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손씨의 아버지는 미국 송환은 가혹한 처사라며 아들을 한국에서 처벌받게 해달라는 취지의 자필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는 탄원서를 통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아들이 식생활과 언어·문화가 다른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며 “자금세탁과 음란물 소지죄만 적용해도 50년, 한국에서의 재판은 별개라고 해도 100년 이상이 뻔한 사실인데 어떻게 사지의 나라로 보낼 수 있겠나”라고 호소했다. 이어 “자국민 보호 측면에서도 너무 과하다”며 “부디 자금세탁 등을 (한국) 검찰에서 기소해 한국에서 중형을 받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취지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린 바 있다. 그는 청원 글을 통해 “용돈을 벌어보고자 시작한 것이었고, 나중에는 큰 집으로 이사를 하려고 돈을 모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며 “어렸을 때부터 미디어 범죄의 심각성이나 형량 등에 대한 교육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원래 천성이 악한 아이는 아니고 강도·살인, 강간미수 등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며 “선처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죄를 한국에서 형을 받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손씨는 2015년7월부터 2018년3월까지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에서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유료회원 4,000여명으로부터 수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징역 1년6개월을 확정받고 지난달 27일 복역을 마쳤지만, 미국 송환을 위한 인도구속영장 발부로 재수감돼 있다. 손씨는 2018년8월 미국 연방대배심에서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법무부는 그동안 손씨의 출소를 앞두고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강제 송환을 요구해왔다.

손씨는 자신에게 발부된 범죄인 인도 구속영장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해달라며 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하기도 했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손씨의 인도심사는 단심제라 불복 절차가 없다. 만약 재판부가 인도 허가 결정을 내리고 법무부 장관이 승인하면 미국의 집행기관이 한 달 안에 국내에 들어와 손씨를 데려간다.

손씨의 인도심사 심문을 담당하는 재판부는 내달 16일 심문을 한 차례 더 열고 그날 곧바로 미국 인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