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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길어지는 제주·이스타항공 M&A…5월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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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업 결합 심사 등 행정적 절차 여전히 남아"

제주항공, 1분기 영업손실 657억원…인수 고심 깊어져

"정부 추가 지원 없인 고용유지 전제한 인수합병 힘들어"

이데일리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지각 변동의 중심에 서 있는 제주항공(089590)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완료가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해외 기업 결합 심사와 더불어 산업은행에 신청한 인수 자금 지원 대출 등 산적한 과제 때문에 이달을 넘길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인수합병은 지난달 29일에서 해외 기업 결합 심사 지연으로 ‘미충족된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해 당사자들이 상호 합의하는 날’로 변경되면서 무기한 연기 상태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3월 2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545억원에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후 같은 달 13일 해당 기업결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41일만인 지난달 23일 이스타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분류하고 신속하게 인수합병을 승인했지만 제주항공은 해외 기업 결합 심사 지연을 이유로 인수합병 작업 중단을 공시했다. 현재 제주항공은 주식매매 대금 545억원을 지불하지 않은 상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해외 기업 결합 심사를 비롯해 여러 행정적인 절차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수합병 시기는 현재까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인수합병 연기 공시 이후 아직까지 진전된 사항이 없어 5월을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는 제주항공의 고심을 더 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당초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은 난립하고 있는 LCC시장에서 큰 시너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양사 간 인수합병은 제주항공의 독보적인 1위 LCC 지위와 이스타항공의 특화 노선인 인천-상하이와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노선 등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1분기 영업손실 65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하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 오히려 인수 시점에 따라 연결회사로 인식될 이스타항공의 실적 및 재무상태 관련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칫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유출 가능성과 중복노선 개선을 위한 시간 소요 등 당장은 양사 간 인수합병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이 구조조정을 두고 노사 분규를 겪고 있는 것도 악재다. 인수 전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주항공에겐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고용유지를 조건으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하기로 한 상황이어서 제주항공이 이스타 인수를 완료한 이후에는 인력 감축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자칫하면 정부 지원에서 배제되는 ‘폭탄’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이스타항공 노동조합 관계자는 “현재까지 노사가 임금을 더 삭감하는 것을 전제로 고용을 유지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인수합병 후 구조조정이 발생한다면 다시 전면 투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 부진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인수합병에 따른 항공업 구조재편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현금 유동성의 안정적 확보가 보장되지 않는 한 인수합병 시기는 점점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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