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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사설] 글로벌 백신 전쟁, K바이오 총력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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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인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1상 임상시험에서 항체 형성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증시가 들썩이고 유가는 폭등했다. 최종 성공까지는 많은 변수가 남아있지만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세계는 이렇게 반응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상품화되기 전까지 이런 현상은 반복될 것이다.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전 세계가 약 하나 개발에 일희일비하는 장면을 누가 상상했단 말인가. 비극 속에서 분명해진 것이 하나 있다. 백신이 안보이자 무기이며 국제정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이다. 바이오산업이 국가안보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 굴지의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미국과 중국은 먼저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숨 막히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 향배에 따라 어느 한쪽이 지정학적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 나머지 국가들도 열심이다. 다국적 공동연구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국가 간 경쟁이다. 아직까지는 승부의 추를 가늠하기 어렵다. 비교적 앞선 물질과 임상 결과가 보도되고 있지만 판도가 정해지려면 멀었다. 바람직한 것은 이 가운데 가장 먼저 효과가 검증되는 백신을 전 세계가 공유하고 각국이 동시에 생산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도덕적 명분이 국가의 이기심을 이기는 경우보다는 반대의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이 살벌한 백신 개발 전쟁에서 최선은 우리가 가장 먼저 표준 백신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의 국격이 달라질 것이다. 비록 최초와 표준 획득에는 실패하더라도 크게 뒤지지 않게 자체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어떤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우리 힘으로 국민을 지킬 수 있다. 바이오는 소재·부품·의료와 더불어 글로벌 분업 체제에서 최상위 그룹에 위치한 산업이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들보다 아직 한 단계 밑이다. 이번 기회에 이 격차를 따라잡아야 한다. 정보기술(IT) 산업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도, 팬데믹에서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도 바이오산업을 일으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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