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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코로나 예방 비결? 난 말라리아 약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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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작용 우려에도 복용

親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마저 "대통령 따라하다 죽을수도" 경고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기자들과 만나 "지난 일주일 반 동안 매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먹고 있다"며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말라리아 치료제인 이 약을 코로나 예방을 위해 먹는다는 것이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가 코로나 치료를 위한 '신(神)의 선물' '게임 체인저(상황을 완전히 바꿔놓는 것)' 등의 표현을 써가며 극찬했던 약이다. 하지만 미 식품의약국(FDA)은 부정맥 등 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병원이나 임상시험에서만 이 약을 사용하라고 지난달 경고했다.

백악관 주치의 숀 콘리 박사는 이날 "대통령과 여러 논의를 거친 끝에 복용으로 얻는 잠재적 이득이 위험보다 더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신탁 3개가 돈을 넣은 펀드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제조사 사노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 약을 띄우는 것일 수 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난 그 약을 생산하는 회사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며 "좋은 약이라고 생각해서 복용하기 시작했고,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극찬한 뒤 지난 3월에만 미국에서 이 약 처방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80% 급증했다. NYT는 "부작용 우려가 큰 약을 먹고 있다고 홍보한 것을 두고 의사들이 경악했다"고 했다.

친(親) 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 앵커 닐 커부토는 이날 방송에서 "만약 당신이 위험군에 속하고 코로나 예방책으로 이 약을 복용하고자 한다면 그 약은 당신을 죽일 것"이라며 "시청자 여러분은 '대통령이 괜찮다고 했으니 맞겠지'라고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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