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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Health Journal] 꼭꼭 숨은 무증상 코로나…결국 `마스크·손씻기`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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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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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은 코로나19 대응이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지난 6일 이후 2주째 되는 날이다. 안심보다 걱정이 앞섰던 기간이었다. 생활방역은 평소처럼 일상생활·생계활동을 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것이다. 지난주 말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한 유명 치킨집에 가보니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테이블은 다닥다닥 붙어 있고 대기 손님들도 마스크를 거의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서울 이태원발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은 급격하게 확산되지 않아 다행이지만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 2·3차 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태원·홍대·신촌 유흥가와 같이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언제든지 유사한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에 이태원발 집단감염의 특징은 약 30%가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을 받았다는 점이다. 무증상 감염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감염자 본인도 모르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 여전히 곳곳이 지뢰밭인 코로나19와 관련된 궁금증을 질의응답(Q&A)으로 풀어본다.

―최근 들어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증상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전파를 막을 예방법은.

▷아직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최고의 예방책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함께 자주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를 다녀왔거나 엘리베이터를 사용했다면 손 소독제를 사용해 혹시나 손에 묻었을지 모를 바이러스를 제거해야 한다.

―무증상 감염이 늘면서 자주 손 씻기와 함께 마스크 착용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마스크를 왜 써야 하나.

▷코로나19는 주로 비말(飛沫)로 감염된다. 비말감염은 사람이 사람에게 접근해 생기는 감염으로 접촉감염의 한 형태다.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튀는 침 등의 작은 물방울, 즉 비말에 바이러스가 섞여 나와 타인의 입이나 코로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비말은 기침할 때 많이 튀어나오고, 일상적인 대화나 식사 중에도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이 비말에 섞여 있는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이 호흡기로 들이마시면 전염이 된다. 그래서 마스크를 쓰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동환 가정의학과 박사는 신간 '이기는 몸'에서 "감염된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할 때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이야기할 때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하면 비말이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것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비말이 튀는 거리에는 한계가 있다. 보통 1~2m 이내에 바닥으로 떨어지고 공기 중으로 날아다니지는 못한다. 이는 가습기 원리와 유사하다. 가습기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이 1~2m 이상 가지 못하고 증발돼 습도를 올리는 것처럼, 침방울도 그 정도 거리에서 증발한다.

―1차 진단 때 음성이었지만 재진단 때에는 양성이 나올 수도 있나.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의 잠복기간은 일반적으로 14일이다. 잠복기란 말 그대로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한 뒤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잠복돼 있는 상태로 언제 발현할지 정확한 시점을 파악할 수 없다. 만약 잠복기에 확진 검사를 했다면, 음성 결과가 나올 수도 있으며 이후 시간 경과 또는 임상증상이 동반되면 호흡기 분비물 내 바이러스 양이 증가하면서 양성으로 재진단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음성이라도 마스크 착용과 함께 자가격리가 권장된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마스크는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기침, 재채기, 대화 시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병원체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줄이기 위한, 즉 감염 전파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마스크 종류보다 코와 입이 잘 감싸지도록 밀착해 착용하고, 손으로 마스크 앞부분을 만지지 않도록 하며, 사용한 마스크를 벗을 때 귀의 걸이를 벗기는 등 올바른 사용법을 지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코로나19의 검사 정확도는 어느 정도인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에서 양성으로 번복됐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뒤, 검사 정확도에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오해의 중심에는 잠복기가 있다.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고 해도 바로 고농도로 나타나지 않는다. 체내로 들어가 고농도로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이를 잠복기라고 한다. 잠복기를 고려하지 않은 채 검사를 진행하면 검출 한계보다 낮게 나타나 음성이 나올 수 있다.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 바이러스 농도가 충분히 올라가면, 재검사 결과는 양성이 될 수 있다.

―세정제는 알코올 함유량이 높을수록 좋은가.

▷코로나계 바이러스는 인지질로 구성된 외부 피막을 가진 바이러스로, 특별한 손 소독제 사용 없이도 계면활성제 성분인 비누를 이용해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 접근이 어렵다면 알코올이 70% 정도 함유된 손 세정제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다. 알코올 함량이 80~100%로 높으면 피부 단백질층이 굳어 소독 효과가 오히려 낮을 수 있다. 옷은 가능하면 세제를 이용해 뜨거운 물에 세척하는 것이 가장 좋다. 소독 스프레이를 뿌리면 감염원의 에어로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 겨울 외투처럼 세탁하기 쉽지 않은 의류는 햇빛에 걸어두면 된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유행한 지 4개월이다. 바이러스 유전자변이(변종)는 없나.

▷만약 변종이 일어나면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와 명지병원, 캔서롭 등 민관 공동 다학제 연구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려할 만한 변이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연구 결과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에게 검출된 바이러스는 동아시아 지역 B형 계통군으로, 다른 지역 확진자의 바이러스인 유럽형 C형과는 계통군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는 바이러스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전파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역학 연구의 사례로 보인다. 전파력과 치명도에서 차이가 있다고 알려진 L형과 S형 바이러스도 각각 검출됐지만 임상적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추가로 바이러스가 숙주세포로 침투해 생산하는 RNA 전사체도 함께 분석하고 있으며 더 자세한 내용은 곧 과학 논문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병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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