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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위안부 피해자 "일본정부 주장 '국가면제' 적용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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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 소송…日외무부, 국가면제 내세워 각하 주장

피해자측, 백범석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증인신청

뉴스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정부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 첫 재판날인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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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면제를 이유로 소송이 각하돼서는 안 된다"며 국제법 전문가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민성철)는 20일 고(故) 곽예남 할머니 등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4회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도 일본정부 측 대리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원고 측 대리인은 '국가 면제론'을 이번 사건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국제법 전문가인 백범석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앞서 일본 외무부는 국제법상 국가면제(주권면제) 원칙을 이유로 소송이 각하돼야 한다는 입장을 한국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법 전문가인 백 교수를 통해 일본의 주장이 이유 없음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신청을 받아들여 다음 기일인 7월22일 오후 4시에 백 교수의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증인신문 전에 백 교수의 의견서를 다음 기일 일주일 전까지 제출해달라고 했다.

이날 증인신청 외에도 원고 측의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됐다. 원고 측은 먼저 첫번째 PT에서 국가면제가 적용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고 측 대리인은 "일본의 재판 과정이나 사법절차의 내용을 보면 일본사법절차로 구제과정을 거친 것이 전혀 없다"며 "일본최고재판소는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이나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주장인데, 이는 소송 당사자 의견으로 (법정에서) 제시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엔워킹그룹이 상설중재재판소에 의한 해결을 권고했으나 일본이 거부해 최종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이번 민사소송"이라며 "일본의 사법절차로 구제된 것이 전혀 없는데도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국가면제를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PT에서는 일본정부가 불법행위를 한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대리인은 "국제연맹이 1926년 노예협약을 채택했는데, 노예란 어떤 사람 소유로 취급되는 사람의 지위나 상황을 말하는 것"이라며 "일본 위안부 피해자들이 최소한의 자율성과 이동의 자유, 성적자기결정권 등 인간 존엄성을 침해해 (할머니들이) 노예 상태 였음이 명백하다"고 했다.

국제노동기구의 1996년 일본정부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언급하며 "일본군 위안소에서 이뤄진 인권침해·여성폭력은 국제노동기구 협약상 금지사항을 위반됐다고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곽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와 숨진 피해자의 유족 20명은 2016년 12월 일본정부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우리 법원행정처가 보낸 소장을 반송하는 등 소송 서류 접수를 여러 차례 거부해 그간 재판이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법원이 일본정부에 손해배상 소송 소장과 소송안내서 번역본을 공시송달해 5월부터 송달 효력이 생겨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첫 재판이 열린 지난해 11월 이용수 할머니는 "저는 죄가 없다. 곱게 키워준 부모님이 있는데 군인에게 끌려가고 전기고문을 당하고 1946년에 돌아왔다"며 "일본이 당당하다면 재판에 나와야 한다. 재판장님 저희는 아무 죄도 없다"고 강조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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