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9주 연속 마이너스…수요약세에 직격탄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정유업계 2분기(4~6월)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유사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지표인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대로 급락하면서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5월 둘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1.6달러다. 마이너스 정제마진은 올해 3월 셋째 주(-1.9달러)부터 9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인 휘발유,경유,나프타 등의 가격에서 원유의 가격과 운임,정제 비용 등 원료비를 제외한 값이다. 이 지표가 높아질수록 정유사의 수익도 높아진다.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이다. 2분기 역시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에 못 미치는 상황으로, 현재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을 생산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정제마진의 하락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 감소 및 거대산유국의 증산으로 인한 공급과잉이 주요 원인이다.
마이너스 수익지표와 함께 2분기 예고된 재고평가손실도 실적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정유사들은 통상적으로 원유를 2∼3개월 전에 사고 실제 판매는 그 이후 진행한다. 원유를 산 시점보다 판매하는 기간에 원유 가치가 추락한다면 재고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다. 1분기에만 국제유가는 60% 이상 하락했다. 이 때문에 2분기에도 정유4사는 재고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1분기 정유업계는 급락한 국제유가의 여파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했다.
1위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1조1630억원, 영업손실 1조7752억원, 순손실 1조55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2.6% 감소했다. 영업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전환했다. 이는 창사 58년만에 최악의 실적이다. 업계 2위인 GS칼텍스 역시 1분기 1조3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GS칼텍스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적자다.
에쓰오일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1분기 매출액 5조1984억원, 영업손실 1조73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만 8806억원이다. 업계 막내 현대오일뱅크도 영업손실 5632억원, 순손실 4622억원을 기록했다.
4개사의 1분기 영업적자는 총 4조3775억원이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연간 영업익이 3조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1분기만에 지난해 모두 번 돈에 1조원 이상의 추가손실을 본 상태다.
시장분석기관 에프엔가이드는 2분기 SK이노베이션이 36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쓰오일의 경우 438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2분기 이후 하반기(7~12월)부터는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화학/정유-하반기 전망:Beyond 2020' 레포트를 통해 '올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세계 석유 수요 감소는 2분기를 바닥으로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며 '현재 각국 정부가 코로나로 인한 경제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 부양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점진적 석유 수급 안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im9181@kukinews.com
쿠키뉴스 임중권 im9181@kukinews.com
저작권자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