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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中, 1000조원대 부양책 쓸까… 22일 ‘리커창의 입’ 세계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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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엄한 방역 통제속 양회 개막

리커창 총리 정부업무보고 예정… GDP 5~6% 자금 풀 가능성

5G-AI 첨단산업에 대규모 투자 화웨이 등 참여… 美와 주도권 경쟁

전국인대, 홍콩 국보법 상정 결의… 홍콩야권-민주화 진영 반발 예상

동아일보

빠짐없이 마스크 쓴 정협 위원들 2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만인대례당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정협 위원들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반면 시진핑 국가주석 등 공산당 최고 지도부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등장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정치자문기구) 개막식이 열린 21일 오후 3시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만인대례당(萬人大禮堂).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兩會)의 시작을 알린 이 행사에 참석한 정협 위원 2000여 명 전원은 회의 내내 마스크를 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이로 인한 올해 1분기(1∼3월) 마이너스 성장의 충격, 미중 전면 충돌의 내우외환 속에서 2개월 연기된 이번 양회는 여러 면에서 예전과 크게 달랐다.

이들은 중국 전역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항공, 열차편을 이용해 베이징 숙소에 도착한 뒤까지 2, 3차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가리는 핵산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도 오후 2시경부터 전용버스로 속속 인민대회당 앞 톈안먼(天安門) 광장에 도착해 보안 검사와 체온 측정을 거쳐 회의장에 들어갈 때까지 위원들은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방역에 얼마나 촉각을 곤두세우는지 알 수 있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공산당 지도부인 정치국 위원 25명과 정협 상무위원 24명만 마스크를 쓰지 않고 등장해 회의장 내 마스크 물결과 대비됐다. 참석자 전원은 1분간 코로나19 희생자에 대한 애도 묵념을 한 뒤 회의를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취재진과 외교사절 수백 명으로 붐볐던 2, 3층 청중석에는 본보를 포함해 수십 명의 내·외신 기자만 초청받아 썰렁했다. 기자들은 개막식 시작 9시간 전인 이날 오전 6시 댜오위타이(釣魚臺) 호텔에 모여 핵산 검사를 받았다. 7시간여 뒤 검사 결과가 나와 인민대회당으로 출발할 때까지 댜오위타이 호텔 방에 격리됐다. 톈안먼 광장에 도착한 뒤 대회당 내 회의장에 들어갈 때까지 신분 검사 3차례와 1차례 보안 검사, 체온 검사를 받는 등 엄격하게 통제됐다.

양회는 정협과 22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를 가리킨다. 세계의 눈은 22일 오전 전국인대 개막식에서 리 총리가 발표할 정부업무보고에 쏠린다. 1분기 경제성장률 ―6.8%를 기록한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목표를 2∼3%로 낮춰 발표하거나 발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경기 부양을 위해 중국 한 해 국내총생산의 5∼6%에 해당하는 5조∼6조 위안(약 865조∼1038조 원)을 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블룸버그는 무선통신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 2025년까지 10조 위안(약 1730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이 통과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알리바바 등 중국 대표 기업들이 참여하는 이 계획은 중국이 미국에 맞서 첨단산업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전국인대는 21일 사전회의에서 홍콩의 국가보안법 제정안을 22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기의 마지막 날인 28일에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로 자치권을 누리는 홍콩의 법률을 중국이 직접 만드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홍콩 야권, 민주화운동 진영의 거센 반발 등 파장이 예상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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