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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줌 인 해외부동산] 미·중新냉전에 애플 등 脫중국 가속…`포스트차이나` 베트남 반사이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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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중국은 코로나19가 본격 발병하면서 많은 부정적 경제지표들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우한 방문 이후 봉쇄령을 해제하면서 부정적인 경제지표들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10조위안(약 173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배정해 경기부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6%대를 기록해 1976년 중국이 경제를 개방한 이래 최악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에 중국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당정이 나서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노력 중 하나가 5월 21일 개최한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10조위안 규모 경기부양책을 추가로 책정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 금액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경기부양책(4조위안)보다 큰 규모로 현재까지 역대 최대 금액이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경제지표들의 빠른 회복세가 예상된다.

봉쇄령 해제 후 중국의 노동절 기간 (5월 1~5일) 중국의 12개 주요 도시(중국 정부에서 정한 중점 관찰 도시)에서는 작년 동기보다 77.1% 증가한 5671채의 신규 분양 주택이 거래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또한 4월 상하이 베이징 선전 등과 같은 1선 도시들의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 가격은 전월보다 각각 0.1%, 1.1% 올라서 전달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 도시들에서 분양되는 고급 주택의 거래량도 증가했다. 상하이 푸둥신구에 위치한 비윈쭌디(碧云尊邸)라는 주택은 분양 하루 만에 청약인원 448팀이 몰려 160채가 완판됐고, 선전에 위치한 4200만위안(약 73억원)짜리 고가 아파트는 8초 만에 14채, 7분 만에 288채가 완판되는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신규 주택 이전 수요와 정부정책에 따른 투자 수요가 시장 회복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국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회복하고 있으며 5~6월에도 시장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를 토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부동산 시장 흐름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도 살펴보자. 베트남은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인들이 부동산 투자에 매우 많은 관심을 보였던 국가다. 앞서 베트남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2월 1일 중국 본토에서 오는 모든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하고 3월 18일에는 모든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이에 베트남 고급 주택 시장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투자자들 수요도 함께 사라졌다.

2015년 7월 베트남은 주택법을 개정하면서 외국인에 대한 투자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미국이나 한국처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면적인 개방이 아니라 신규 분양되는 물량 중에서 외국인 쿼터제 30%를 도입해 외국인 부동산 구매에 제한을 뒀다. 코로나19 사태로 이 30%의 외국인 수요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베트남에서는 30%로 제한돼 있는 외국인 쿼터제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전국에 미분양돼 재고 상태로 남아 있는 물량을 소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베트남 부동산을 찾는 외국인 수요가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 투자 사례만 봐도 송금건수 1위 국가는 베트남이다.

4월 베트남 부동산중개협회(VARS)에서 발표한 2020년도 1분기 부동산 시장 현황 보고서를 보면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공급과 거래량은 지난 4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시장으로 5만3200채가 공급됐지만 실제 거래량은 14.3%인 7600채이고 그중 신규 분양은 1만8700채로 실제 거래량은 14.8%인 2750채에 그쳤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도 베트남의 아파트, 주택 판매가는 지난해 4분기보다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고 가격 인하를 발표한 부동산 업체도 아직 없다는 점이다. 즉 거래량이 감소한 것은 맞지만 잠재 수요가 줄어들거나 공급 과잉이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위기에 처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또 미·중 전쟁 여파로 중국을 떠나는 글로벌 기업들이 '포스트차이나' 지역으로 베트남을 꼽고 있다. 애플도 탈중국해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고 하니 이런 사례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여파로 다시 불거진 미·중 갈등 국면에서 베트남은 충분히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성정욱 도우지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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