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금(金)테크'에 나섰던 일부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급격한 가격 상승에 따른 조정 가능성에 현금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올해 초 5만6860원에서 이날 6만9200원까지 21.7% 상승했다. 지난 18일에는 종가 기준 6만984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COVID-19) 재확산 우려와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로 세계 경제가 불안에 빠지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몰린 결과다.
금값이 급격하게 치솟자 금에 투자한 사람들은 수익 실현에 나서는 분위기다.
안은영 신한은행 WM판교센터 PB(프라이빗뱅커) 팀장은 "기본적으로 금은 장기투자 상품이지만 최근 1년 사이 금값이 많이 오르면서 이익 실현을 위해 현금화하는 고객들이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권의 가장 대표적인 금테크 상품인 '골드뱅킹'(금 통장)은 이달 들어 매수보다 매도 추세가 더 강하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은행 계좌에 돈을 넣으면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맞춰 해당 금액만큼 금을 계좌에 적립해 주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골드뱅킹 상품을 출시했던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누적 잔액은 지난달 말 6361kg에서 지난 18일 6287kg으로 74kg 줄었다. 같은 기간 계좌수는 15만1991개에서 15만2208개로 217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이 더 많을 것이란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다른 금 투자 상품인 골드바 판매도 최근 들어 주춤하다. 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4개 시중은행이 5월 들어 지난 19일까지 판매한 골드바는 26.6kg(19억2900만원)이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금테크' 열풍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 3월(100.8kg·68억5600만원)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금값이 일시적인 조정이 있을 순 있지만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존재한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을 두고 연일 설전을 벌이는 등 갈등이 재점화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수요가 올라갈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중에 막대한 돈을 풀고 있다는 점도 금값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유동성이 늘어나면 화폐 가치가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 이 같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코로나19로 각국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풀고 있는 데다 디지털 화폐 등의 이슈로 돈의 가치가 희석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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