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여 년 전 우연히 남한강 걷기를 접한 후 '걷기'의 매혹에 빠진 자유(도보) 여행자인 저자가 그동안 걸었던 수많은 길 가운데 35곳의 길을 책 안에 정성스레 담았다.
저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스무 번이나 지나치며 두 발로 뚜벅뚜벅 이 땅의 산길과 바닷길, 섬길, 숲길, 강길, 고갯길들을 걸어왔다.
최소한 같은 길을 세 번 이상 걸으며 저자는 알게 됐다. 그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감춰지지 않은 오롯한 절경과 때 묻지 않은 비경을 제대로 보여주는 길이 가장 좋은 걷기 길이라고.
봄이면 해남 달마고도와 고창 선운사, 경북 울릉도, 양동 양산 8경이 절경이고, 여름이면 정선 덕산기계곡과 울진 십이령길과 안동 녀던길이 최고였다.
가을 길엔 정선 새비재길과 인제 곰배령, 장성 백양사, 신두리 해안사구의 단풍과 갈대가 최적이며, 겨울 길엔 원대리 자작나무 숲과 태백 함백산, 대관령 눈꽃마을길이 그 계절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책엔 도보여행가만이 얘기할 수 있는 현장의 언어와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 간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여기에 길 여정의 서정과 풍취를 제대로 느끼게 하는 시인묵객들의 한시와 정지용, 김소월, 서정주, 백석의 시어들을 여정을 갈무리하며, 아름다운 자연의 무늬로 기억될 수 있는 운치 있는 여백을 남긴다.
◇걷는자의 기쁨 / 박성기 지음 / 마인드큐브 펴냄 / 1만8000원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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