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지음/놀·1만5000원
‘상처받지 않으며 관계 맺기’란 가능한 걸까. 한쪽 뺨을 맞으면 다른 뺨도 내어주는 삶을 살기엔 너무 억울하고, 타고난 성정이 새가슴이라 정작 단호해야 할 상황엔 입도 제대로 떼지 못할 때가 많다. 타인을 배려하면서도 나를 지키고 싶고, 모두에게 정중하지만 누구에게도 만만하게 보이고 싶진 않은데. 과잉과 부족 사이에서 갈피를 잡기란 늘 어려운 일이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의 작가 김수현은 ‘관계는 곧 균형’이라고 이야기한다. 완벽한 관계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균형을 맞춰나가야 한다는 것. “언제나 잠겨 있는 수도꼭지도, 아무 때나 콸콸 쏟아지는 수도꼭지도 망가진 건 똑같다.” 항상 날을 세우고 있을 수도, 항상 너그러울 수도 없다. 온전히 단호하거나 관대하지 못했다며 스스로를 자책할 필요도 없다. 작가는 스스로의 경험담과 함께 ‘균형 잡기의 꿀팁’을 전한다. 명절마다 쏟아지는 “취업해야지” “결혼해야지” 잔소리엔 일일이 반박하기보다 “취업이 어렵죠” “결혼이 어렵죠” 하며 가볍게 흘려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일상에서 이기적이고 무례한 사람을 마주해야 한다면 미움으로 마음을 낭비하기보단 미천한 중생이라 여기며 연민을 품어보는 건 어떨까. 단 세번 이상 지속되면 끝장을 내겠다는 ‘삼진아웃제’를 되새기며.
김수현 작가는 전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로 100만 독자의 선택을 받았던 이다. 그가 전하는 조언이 무책임한 잔소리로 여겨지지 않는 건, 지은이 역시 매일의 마주침 속에서 끝없이 고민하며 중심을 잡아나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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