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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도 접대” 진술 덮었다’…부정확한 보도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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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과 사과에 열린 언론이 되겠습니다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를 다짐합니다


<한겨레>는 2019년 10월11일치 1면과 온라인에 ‘“윤석열도 별장에서 수차례 접대” / 검찰, ‘윤중천 진술’ 덮었다’는 제목 아래 “윤석열 검찰총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폰서였던 건설업자 윤중천의 별장에 들러 접대를 받았다는 윤씨의 진술이 나왔으나 추가 조사 없이 마무리”됐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주간지 <한겨레21> 1283호(10월21일치)도 ‘윤중천 “별장에서 윤석열 접대했다”’는 제목 아래 표지이야기로 같은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의 취지는 윤중천씨의 발언이 ‘법무부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 조사보고서에 적혀 있으나, 이를 넘겨받은 ‘김학의 전 법무차관 사건 검찰수사단’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차례’ ‘접대’ 등 보고서에 없는 단어를 기사와 제목에서 사용하고, 신문 1면 머리기사와 주간지 표지이야기로 비중 있게 보도함으로써, 윤 총장이 별장에서 여러 차례 접대를 받았는지 여부에 독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보도 뒤 여러 달이 지났지만 한겨레는 윤석열 총장의 별장 접대 의혹에 대해 증거나 증언에 토대를 둔 후속 보도를 하지 못했습니다.

책임 있는 언론을 지향하는 한겨레는 이 기사의 정확성을 스스로 평가하고, 취재보도 과정의 문제점도 살펴 독자에게 투명하게 알리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4월 초 구성된 ‘윤석열 관련 보도 조사 티에프’(팀장 백기철 편집인)는 한겨레가 언론활동의 기준으로 삼는 취재보도준칙에 비춰, 이 기사가 사실 확인이 불충분하고, 과장된 표현을 담은 보도라 판단했습니다. 정확하지 않은 보도를 한 점에 대해 독자와 윤 총장께 사과드립니다.

보도 경위

한겨레21은 윤석열 총장이 법무부 과거사위 보고서에 언급돼 있다는 정보를 법조계 주변 복수의 취재원에게 확인해 기사화를 결정했습니다. 기사의 중요도를 고려해 한겨레 신문에도 함께 실었습니다. 보도의 목적은 검찰 최고 책임자인 윤석열 총장의 공적 지위에 주목해,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 별장 성접대 사건’의 핵심 인물 입에서 그런 발언이 나왔고, 이를 담은 과거사위 보고서가 존재한다는 점은 기사에 밝혔듯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보도가 나간 뒤 오보 또는 과장보도 논란이 일었습니다. 보고서에 그런 발언이 기술돼 있다는 사실을 넘어, 윤석열 총장과 윤중천씨가 실제 유착 관계인지에 독자들이 주목했기 때문입니다.

보도의 문제점

먼저, 사실 확인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보도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언론은 취재원이 어떤 말을 했다는 사실뿐 아니라 말의 내용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확인해야 합니다. 한겨레는 “윤석열도 별장에서 수차례 접대” 등으로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 근거로 윤중천씨의 발언이 과거사위 보고서에 짧게 언급됐다는 것 외에 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수감 중인 윤중천씨를 접촉하거나 윤석열 총장에게 직접 확인하지 못함으로써, 보도 뒤 윤중천씨가 “윤석열 총장을 안다고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을 때 한겨레는 이를 반박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표현이 부적절했습니다. 취재원에게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내용임에도 윤중천씨에게 들은 것처럼 “윤석열도 별장에서 수차례 접대”, ‘윤중천 “윤석열 별장에서 접대했다”’와 같이 인용 형식으로 표현했습니다. 또 기사 본문에서도 “강원도 원주 소재 윤씨 별장에서 윤 총장이 수차례 접대를 받았다는 진술도 받아냈다”고 썼습니다. 하지만 보고서에 기술된 윤씨의 발언은 “윤석열 검사장은 ○○○ 소개로 알고 지냈는데, 원주 별장에 온 적이 있는 것도 같다”였습니다. 한겨레가 제목과 기사에서 쓴 ‘수차례’, ‘접대’ 같은 단어가 없었고, “왔다”가 아니라 “온 적이 있는 것도 같다”고 모호하게 기술돼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겨레 뉴스룸의 게이트키핑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며칠 더 시간을 두고 반론도 충실히 받고 물증도 확보한 뒤 보도해야 했으나, 편집회의 등에서 충분한 토론 없이 당일 오후에 발제된 기사가 다음날 신문 1면 머리기사로 나갔습니다. 사후 대응도 원칙을 벗어났습니다. 독자의 궁금증에 후속 보도로 답하지 못할 상황이면 보도의 문제점을 신속히 설명하고 바로잡아야 했습니다.

독자에 대한 약속

한겨레는 최근 취재보도준칙 등을 재정비하고 신뢰받는 언론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언론은 항상 오보의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신뢰받는 언론과 그렇지 못한 곳이 갈립니다. 지난 18일 한겨레신문 지령 1만호를 맞아 김현대 발행인은 “보도의 작은 허물이라도 독자와 취재원의 입장에서 정직하게 인정하는 일부터 실천”해 한겨레가 ‘신뢰의 연결점’이 되겠다고 독자에게 약속했습니다. 앞으로 한겨레는 끊임없이 성찰하면서 취재보도의 원칙을 체화해 가겠습니다. 사실 확인과 게이트키핑의 규율을 재정비하겠습니다. 그럼으로써 진실 보도에 최선을 다하는 언론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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