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화성에 이어 평택까지 파운드리 라인 구축
점유율 격차 38%p…EUV 생산라인 확대로 추격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EUV(Extreme Ultra Violet, 극자외선) 기반 최첨단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05.21.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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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추가하며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대한 추격을 서두른다. 최근 TSMC가 미국 공장 건설을 발표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국내 생산라인 확대를 통한 점유율 격차 좁히기에 나섰다.
2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54.1%,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5.9%를 각각 기록해 점유율 격차는 약 38.2%p 정도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TSMC의 점유율은 약 1.4%p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약 1.9%p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TSMC가 최근 미국에 5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현지 파운드리 고객사의 물량을 수주받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TSMC는 현지 공장 유치를 적극 추진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애리조나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그러나 전날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 캠퍼스에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생산라인 공장에 착수하겠다고 밝히며 기류가 바뀌었다.삼성전자는 이달 평택 파운드리 라인 공사에 착수했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경기 기흥과 화성,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파운드리 사업장을 두고 있다. 특히 EUV 라인은 그동안 화성사업장에서만 운용했다. 화성사업장에 이어 평택사업장에도 두 번째 EUV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구축키로 하며 '파운드리 4각 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
EUV 기술은 기존 불화아르곤(ArF)보다 파장의 길이가 짧은 EUV 광원을 사용해, 보다 세밀한 반도체 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화성 S3 라인에서 업계 최초로 EUV 기반 7나노(nm) 양산을 시작한 이후, 2020년 V1 라인을 통해 초미세 공정 생산 규모를 지속 확대해 왔다.
여기에 2021년 평택 라인이 가동되면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기반 제품의 생산 규모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EUV 기술을 적용한 7나노 공정 기술을 보유한 파운드리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 뿐이다. 평택 파운드리 라인은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존하는 최고의 미세공정인 5나노 제품을 하반기에 화성에서 먼저 양산하고, 평택 파운드리 라인에서도 주력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라인 확대 결정이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데 탄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삼성이 더 성능 좋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로 파운드리 서비스를 하면 (TSMC와의) 격차를 충분히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삼성전자는 이미 있는 공장에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고 TSMC는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TSMC보다 5나노 공정 캐파(생산량)를 더 빨리 확보하자는 전략 차원에서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것 같다. 적기에 투자를 잘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파운드리 부문을 비롯한 시스템 반도체 사업 강화도 본격화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연구개발과 생산시설을 확충하는데 총 133조원을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안진호 한양대 교수는 "지난해에는 TSMC가 훨씬 많은 EUV 장비를 도입했지만, 올해는 삼성이 더 많이 도입할 수 있다"라며 "올해는 파운드리 투자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이뤄지는 해가 될 것"으로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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