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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어떤 건조기 사실래요? 삼성-LG 자존심 건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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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삼성-LG, 건조기 놓고 자존심 대결

코로나19(COVID-19) 여파에도 국내 가전 중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제품이 있다. 바로 건조기다. 국내 건조기 시장 규모는 올해 200만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 LG의 자존심 '스팀기술' 저격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최근 자사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건조기 신제품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판매량 수치를 공개하며 자사 건조기 띄우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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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 '그랑데 AI 비긴즈-스팀받지마 편'을 올렸다. 이 영상은 '뜨거운 온도로 옷을 건조하면 옷감이 열받아, 안 받아', '열받은 옷감에 스팀 뿌린다고 옷감이 살아나, 안 살아나' 등의 메시지로 스팀 기술이 옷감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 암시한다.

LG전자가 최근 트롬 건조기 신제품에 적용한 '트루스팀' 기술을 정조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다른 영상에서는 '그랑데 AI'가 차별화된 설계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건조기의 높은 에너지 효율 비결로 '옷감 손상 걱정 없는 60℃의 에어살균+ 기술'을 홍보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건조기를 판매할 때 스팀이 없으면 살균이 제대로 안 되는 것처럼 설명해 이를 바로잡는 차원"이라며 "건조기에서 스팀 기술은 만능이 아니고 특정 온도 이상에선 옷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 20일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 'LG 트루스팀-트루스팀으로 소중한 일상을 지키세요' 편을 내보냈다. 'LG 트루스팀은 100℃로 제대로 끓여 만드니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세균은 물론 냄새까지 제거한다' 등의 메시지를 통해 스팀살균의 우수성을 알리는 내용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스팀기술 비방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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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판매 속도전…'포스트 코로나' 가전경쟁 선봉에

양사는 최근 이례적으로 건조기 신제품 판매량까지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먼저 지난 1월 말 '그랑데 AI 건조기'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며 기존 16kg 건조기보다 2배 빠른 속도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4월 출시한 원바디 세탁 건조기 '트롬 워시타워'가 기존 '트로 트윈워시'보다 3배 빠른 속도로 1만대 판매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자사 전체 건조기 판매에서 스팀 기능이 탑재된 건조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출시 3개월 만에 70%를 넘어섰다고도 밝혔다.

업계에서는 건조기 시장이 지난해 150만대에서 올해 2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건조기는 국내 보급률이 아직 20% 정도로 낮아 성장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TV와 가전의 해외 판로가 막힌 상황에서 건조기가 실적을 끌어올릴 돌파구로 떠오른 것도 경쟁을 부추긴다.

양사가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건조기 신제품을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것도 경쟁이 격화된 원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말 국내 최초로 세탁기 기능과 건조기 기능을 연동할 수 있는 그랑데 AI 건조기를 출시했다. LG전자도 지난달 세탁기와 건조기를 일체화한 LG 트롬 워시타워로 맞불을 놨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건조기를 출시했고 LG전자 역시 올 들어 트루스팀 기술을 건조기에 본격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보급률이 낮은 만큼 양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성장 잠재력 높은 건조기 시장…'포스트 코로나'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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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직원들이 지난달 9일 경남 창원사업장에서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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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5만대에서 올해 200만대로. 내 건조기 시장 규모다. 건조기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고 성장 속도가 빠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국내용 건조기 신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뛰어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5년만 해도 국내 건조기 시장은 5만대 수준에 그쳤으나 2018년 100만대를 넘었다. 지난해에는 150만대, 올해는 200만대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건조기 보급률은 20% 수준으로 파악된다. 미국 보급률이 8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성장 잠재력이 크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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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이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삼성 그랑데AI 건조기ㆍ세탁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특히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시장이 축소하면서 건조기가 포스트 코로나 가전경쟁의 첨병으로 나섰다. 미세먼지와 감염병 확산으로 위생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건조기 판매엔 호재다.

신한카드 분석 결과 지난 3월 위생·클린 가전제품의 결제금액 중 직전 3개월 (2019년 12월~2020년 2월) 대비 건조기 구매는 42%나 증가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건조기 온라인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월 210%, 3월 260%, 4월 170% 증가해 3달간 220% 더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전기요금과 옷감 손상 등에 더 민감한 만큼 업체들도 앞으로 이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제품을 더 많이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AI 결합해 똑똑해진 건조기…삼성-LG 최신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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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의 건조기 경쟁은 기존의 용량에서 AI(인공지능) 기술 대결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8년 말 각각 16kg급 건조기를 출시하며 대형 프리미엄 건조기 시장에 불을 당겼다. 양사가 대용량 건조기의 라인업을 다양화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 결과 지난해엔 14kg 이상의 건조기가 전체 판매 비중의 90%를 넘어서며 빠른 대형화가 이뤄졌다.

올해 양사가 내놓은 건조기 신제품의 공통된 키워드는 AI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삼성 그랑데 AI'는 소비자 개인의 사용 습관에 맞춘 세탁기와 건조기의 연동기능을 강조한다.

연간 1200만건이 넘는 국내 소비자 사용 데이터를 미리 학습해 제품에 적용했다. 쓰면 쓸수록 데이터가 더 진화해 소비자 사용패턴에 최적화된 코스를 추천해준다.

LG전자가 지난 3월 선보인 'LG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는 LG 씽큐 앱에 연동하면 스마트 페어링 기술을 이용해 세탁기로부터 세탁 코스에 대한 정보를 받아 가장 효율적인 건조 코스를 알아서 설정해준다.

LG전자는 지난달 세탁기와 건조기를 위아래로 붙인 일체형 제품 '트롬 워시타워'도 내놨다. 건조기와 세탁기 기능을 연동한 삼성 그랑데 AI 건조기·세탁기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롬 워시타워는 별도 스마트폰 앱이나 유선 연결이 필요 없이 하단 세탁기와 상단 건조기가 연결된다. 세탁기가 사용한 세탁코스를 건조기로 전달하면 건조기는 가장 적합한 건조 코스를 알아서 정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업계가 편리함과 나만의 맞춤 취향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건조기 신제품을 구상하다보니 자연스레 AI 기능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건조기 보급률이 낮은 만큼 앞으로도 소비자 니즈에 따라 기능이 업그에이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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