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포함 국제연구진 연구...표준 촛불 후보 검증
140억 광년 우주 이해 한계 극복...측정 가능성 제시
천체까지 거리 측정은 우주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우주에서 우리 은하를 벗어나 다른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표준촛불(standard candle)’처럼 고유 밝기를 알고 있는 천체를 이용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고유밝기를 아는 천체의 빛이 지구에서 어느정도 희미한지 겉보기 밝기만 알아도 그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제프리 호지슨·이상성 천문연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활동은하핵(AGN) ‘3C 84’를 관측한 미국 초장기선간섭계(VLBA) 자료를 활용해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를 검증했다.
이번 연구의 대상인 활동은하핵 3C 84를 포함한 은하 NGC 1275. 연구진은 3C 84에서 분출되는 제트의 크기를 계산해 광원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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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Ia형(제일에이형) 초신성은 지금까지 밝혀진 표준촛불 중 가장 먼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100억 광년이 넘는 멀리 있는 은하에서는 밝기 한계로 이 초신성이 관측되지 않는다. 우주는 크기가 140억 광년으로 넓은 우주를 이해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연구진은 더 멀지만 제Ia형 초신성 보다 밝은 천체인 활동은하핵을 더 먼 우주까지 측정 가능한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로 제시했다.
활동은하핵은 우주의 먼 거리에서 밝은 천체 중 하나이다. 이는 다양한 파장에서 대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활동성을 보이는 은하의 중심 영역을 뜻하며, 태양 질량의 백만 배에서 수십억 배 질량에 이르는 초대질량블랙홀이 존재한다고 알려졌다.
초대질량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부착원반을 형성하며 그 중심에서 형성된 제트가 빛의 속도에 가깝게 빠르게 분출되며 강한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
연구진은 페르세우스자리 A 은하 중심에 있는 활동은하핵 ‘3C 84’의 제트가 일부 영역에서 변광 특성을 보이며 광도가 146일 주기 동안 약 2.7배 정도 증가하는 것을 알아냈다.
활동은하핵 제트가 빛의 속도로 변광 주기 동안 이동한 거리를 광원의 크기로 제트의 실제 크기라고 가정했다. 고해상도 전파 관측이 가능한 미국 VLBA의 영상지도를 통해 얻은 각 크기와 비교한 결과, 활동은하핵 ‘3C 84’제트까지 거리가 2억 2000만에서 2억 5000만 광년임을 알아냈다.
같은 은하 내의 표준촛불 제Ia형 초신성을 관측해 계산한 2억에서 2억 7000만 광년과 비슷한 결과로, 활동은하핵을 활용한 거리측정 방법이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로 자격이 있다는 것을 검증한 셈이다.
연구를 이끈 제프리 호지슨 천문연 전파천문본부 박사는 “연구에서 검증한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는 천문학에서 가장 먼 거리를 측정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성 박사는 “천문연에서 운영하는 초장기선간섭계인 한국우주전파관측망을 활용해 더 먼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까지의 거리측정에 도전할 것”이라며 “우주론 모형을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열쇠가 돼 우주의 끝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활동은하핵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표준촛불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천문연에서 운영하는 KVN을 호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전파망원경들과 연계해 미국의 VLBA를 능가하는 고해상도 국제 전파관측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지(Monthly Notice of Royal Astronomical Society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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