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근무요원 강 모씨가 '박사방'에 여아 살해를 모의한 사건 관련, 청와대는 22일 교사의 사생활도 보호할 수 있도록 법령을 고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 공익요원의 고교 담임이었으나 살해협박을 당하고 딸 살해 협박까지 받은 한 교사의 국민청원에 이같이 답했다.
또 사회복무요원이 개인정보를 단독으로 취급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단 이 공익요원의 신상공개에 대해선 "법원판결의 영역"이라며 즉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강정수 디지털소통센터장 답변을 통해 "오랜 기간 스토킹과 폭언에 시달리시고, 딸 살해 협박까지 겪은 청원인의 공포와 불안, 고통에 진심으로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크게 세 가지 요구사항에 답변했다.
우선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교원의 개인정보 보호 사이에 충돌하고 있는 법령과 매뉴얼을 조속히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교육청은 정기인사발령의 투명성을 위해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왔다. 이번에 교사 신상이 노출된다는 점이 나타난 만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첨부파일 등 공개 정보를 모두 삭제하는 시스템으로 변경했다.
공익근무요원의 근무지를 제한할 수 없는 현행제도에 대해선 "병무청은 2013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사회복무요원의 범죄 경력이나 병력을 복무기관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무청은 이를 재심의할 것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요청하는 한편, 법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병역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 센터장은 답했다.
강 센터장은 또 "규정상 사회복무요원은 개인정보를 단독으로 취급할 수 없게 돼 있는데 관리 감독 소홀로 개인정보 유출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무청은 4월 2일부터 개인정보 취급 업무 부여 및 직원과 사용 권한을 공유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했다"며 "복무 중 취득한 개인정보를 유출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병역법 개정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고 유포한 '박사방' 조주빈의 범행을 도운 공익근무요원 최모 씨가 3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최 씨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서울 한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며 2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하고 이 중 17명의 개인정보를 조주빈에게 제공한(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2020.04.03. chocrystal@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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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익요원의 신상공개는 이미 재판단계로 넘어갔으므로 정부수사기관의 결정영역을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범죄자의 신상공개는 수사단계에서 수사기관이 공개하거나 재판을 통해 법원의 결정으로 공개하는 두 가지가 있다. '박사방' 조주빈의 경우 수사단계에서 신상이 공개됐지만 강씨는 수사가 종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강 센터장은 "강 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동 법 제49조에 따라 법원이 판결과 동시에 신상공개 명령을 선고할 수 있다"며 "법원에 의해 신상공개 명령이 선고되는 경우, 강 씨의 성명, 나이, 주소, 사진 등이 공개된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인 교사는 과거 강씨의 고등학교 담임을 맡아 진심 어린 태도로 상담을 했는데, 강 씨는 점차 집착하며 자신의 집 등을 찾아와 물리적, 정신적 협박을 했다고 호소했다. 경찰에 강 씨를 신고해 강 씨가 1년 2개월 복역했는데, 강씨는 출소 이후 다시 청원인을 스토킹하고 딸 살해 협박에 청부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청원에 51만9948명, 거의 52만명이 동의해 청와대가 답변에 나섰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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