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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출국객 99% 사라졌는데…'1000억 적자' 속타는 면세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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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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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정진욱 기자 =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0.5.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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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롯데·신라·신세계 대기업 면세점 3사 대표간 간담회가 열렸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공식적으로만 벌써 다섯 번째 만남이다. 이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업계에서는 임대료 감면 폭이 기존 6개월간 20%에서 중소기업과 같은 수준(50% 감면)까지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나왔다.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인 만큼 정부가 하루빨리 의사결정을 해주길 바랐다. 구 사장도 "조속한 시일 내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감감무소식이다. 면세점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 국내 코로나19(COVID-19) 상황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국제선 여객수는 더 급감했다.

지난달 인천공항 국제선 출발여객수는 3만 2646명으로 전년동기대비 99% 감소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도 88% 줄었다. 대기업 3사 총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4월 약 2500억원에서 지난달 약 500억원으로 5분의 1 토막났다.

면세업계는 주 4일 근무제를 이어가며 버티고 있지만 불안하다. 한 달 인천공항 임대료만 신세계 365억원, 신라 280억원, 롯데 193억원 등 총 838억원이 나간다. 4월 이후 매출은 거의 나오지 않아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용까지 포함하면 이들 업체의 적자폭은 1000억원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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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정진욱 기자 =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0.5.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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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전날까지 입출국객수를 모두 합쳐 3000명을 넘지 않는 날이 3일이 나올 정도로 여객수가 더 줄었다. 인천공항이 '2단계(일일 여객 3000~7000명 상황 일주일 지속) 비상운영체계'를 선포해 면세점 문을 닫아줬으면 좋겠지만 이조차 논의가 필요하다며 결정이 미뤄졌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더 심각해지는데, 비용을 줄이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아 막막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문을 닫지 못해 속상하고, 일부 지방공항 면세점은 닫혔지만 돈은 그대로 내고 있어 억울하다는 것.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6일 김포·김해·제주공항 등의 국제선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일원화하면서 국제선 문이 닫혔다. 그런데도 롯데면세점은 김해·김포공항에 한 달 60억원이 넘는 임대료 부담을 떠안았다. 인천공항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지방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도 움직이지 않는 모양새다.

여기에 장기 재고 면세품 시중 판매도 속도가 나지 않는다. 지난달 29일 관세청이 6개월 이상 장기 재고로 쌓인 면세품을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도록 규제를 풀어줬지만 한달여가 지나도 첫 단추를 끼우지 못했다.

묵힌 이월 상품이기 때문에 시중가보다 싸게 내놓아야 하는데 해당 브랜드에서는 이를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아울렛이나 온라인몰 등 겹치지 않는 판매 채널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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