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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코로나에 저소득층은 교육, 고소득층은 오락·문화 지출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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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 조사

하위 20% 씀씀이 최대폭 감소

“저소득층 실직 많아 지원 더 필요”


한겨레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첫날인 13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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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올해 1분기 가계 소비가 사상 최대폭으로 줄었다. 특히 저소득층에서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소득은 증가한 가운데 소비가 급감하다 보니 가계의 ‘흑자율’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분기 가계지출(394만5천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다. 가계지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지출(287만8천원)도 6.0% 줄었다. 가계·소비지출 모두 감소 폭이 2003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교육(-26.3%), 오락·문화(-25.6%), 의류·신발(-28.0%), 음식·숙박(-11.2%)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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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통계청장은 “전년 4분기에 비해 다음 연도 1분기는 계절적 요인으로 지출이 증가하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전년 4분기에 비해서도 지출이 감소해 이례적”이라며 “소비지출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비교적 분명하게 관측됐다”고 말했다.

소비가 급감한 결과,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41만3천원으로 2003년 통계집계 이후 최대인 38.4% 폭증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흑자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흑자율도 8.9%포인트 급등한 32.9%로, 역시 2003년 통계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흑자율은 통상적으로 가구가 지출을 하고도 얼마나 저축 여력이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하지만 이번 분기에는 코로나19로 이동제한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소득 여력이 있는데도 지출이 억제되는 측면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통계청은 지적했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적자 가구 비율은 22.7%로 전년(27.9%) 대비 5.2%포인트 급락했다.

소비가 줄다 보니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도 급락했다. 1분기 평균소비성향은 전년동기 대비 7.9%포인트 하락한 67.1%로 2013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100만원을 벌면 75만원을 썼는데, 올 1분기에는 67만원만 쓴 것이다. 이번 조사는 2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해, 청년·노인이 많은 1인 가구까지 감안하면 지출 감소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소득 수준별로는 소득 하위 20%인 1분위에서 18.6%포인트 줄어 평균소비성향 감속 폭이 가장 컸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에선 6.4%포인트 하락해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다. 소비지출을 보면 1분위는 월평균 148만6천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0% 줄어든 반면, 5분위는 468만6천원으로 3.3% 줄었다. 2분위(-7.3%), 3분위(-11.8%), 4분위(-1.4%) 등에서도 감소를 보였다. 1분위는 교육(-49.7%)을 비롯해 가전제품 등 가정용품·가사서비스(-46.7%), 의류·신발(-36.0%) 등에서 씀씀이를 줄인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10.5%), 주류·담배(9.2%) 등은 소비가 늘었다. 반면 5분위는 오락·문화(-34.4%)·교육(-27.5%), 의류·신발(-24.7%) 등에서 지출을 줄였고, 교통(27.5%) 지출은 늘었다.

김태완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2분기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지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데, 이번 달부터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보완해주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저소득층에서 일자리를 잃은 경우가 많아 정부 지원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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