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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강점은 빌려주고 약점은 기대어 함께…中企, 협업만이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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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협회 출범 3년만에 회원 1600명

네트워킹 통한 ‘함께의 힘’ 곳곳서 결실

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이 줄곧 강조한 경영의 핵심 요인 세 가지는 ▷고객중심 ▷차별화 ▷협업이다.

고객 중심의 효과는 그가 수많은 마케팅 사례에서 입증해온 것이다. 나 부회장은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에서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4년을 지내다 마케팅으로 옮겼다. 나 부회장은 “영업이나 마케팅이나 본질은 같다.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다”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고객의 마음을 훤히 읽는 그가 전략을 짜는 마케팅을 놔두고 집행부서인 영업에 있기 어려웠을 것이라 봤다.

차별화 역시 그가 다양한 신제품을 내면서 강조해온 대목이다. 기존 관행에 끊임없이 “왜 안되느냐”는 질문을 하며 차별화를 시도해왔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왜 노트북은 항상 네모난 모양이어야 합니까. 하트 모양이면 졸업·입학 시즌에 연인들 선물로 잘 나가지 않겠습니까?”, “청소하는게 주부들에게는 힘든 일인데, 청소기에서 음악이 나오면 힘든 시간이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왜 그런 제품은 만들지 않죠?”하며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던졌다.

나 부회장은 한국강소기업협회를 출범시키면서 협업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중소기업은 인프라도 열악하고 자금도 부족한데 무슨 수로 경쟁력을 높이겠습니까. 답은 단 하나, 협업입니다. 약한만큼 서로 협력해야 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독일이나 일본에 세계적인 강소기업이 많은 것도 협업이 활성화된 덕분입니다. 일본의 도요타와 자동차 부품회사 덴소가 협업해서 도요타는 세계 1등, 덴소는 세계 3등이란 성과를 냈잖아요. 독일의 벤츠와 부품업체 보쉬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서도 그런 성공 사례가 나와야 합니다.”

중소기업을 상대로 “서로 강점이 있으면 빌려주고, 아쉬운게 있으면 빌려쓰자”며 협업을 강조했더니 2년만에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회원이 1080명까지 늘었다. 2016년 발기인대회를 거쳐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사단법인 허가를 받은 후 3년 2개월이 지난 2020년 5월 기준으로 회원수는 1600명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의 힘은 점차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강소기업협회 회원사 25곳이 삼성전자와 만나 협력방안을 마련했고 아토아트그룹, 키드키즈 등이 협업을 추진중이다. 회원사 60곳이 역삼동에 있는 아마존코리아에서 교육을 받기도 했다. 현재 23개사가 아마존의 담당자들과 함께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의 대형 유통업체인 빈 그룹에서는 강소기업협회 회원사 12곳의 상품 입점을 검토하고 있고, 롯데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수원AK몰 등 국내 유통업체들도 회원사에 문을 열었다.

정식 출범 이후 만 3년이 갓 지난 신생 협회가 어떻게 회원수를 1600명까지 늘릴 수 있었을까. 그는 CEO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의를 그 비결로 꼽았다.

“예전부터 제 주무기는 강의였습니다. 삼성그룹 강사만 7년을 했고, 전국경제인연합회, LG인화원, 생산성본부, 표준협회에서도 강의를 숱하게 했으니까요. CEO 대상 강의나 기업 강의를 나갈때 해당 업체의 문제점을 분석해서 솔루션을 몇 가지 제안해보면 강의를 듣던 CEO가 ‘딱 우리가 하던 고민이다’며 놀라요. 중기는 홀로서기 어려우니, 협회에서 협업으로 풀어보자고 하면 다들 동의합니다.”

서로 강점은 빌려주고 약한 점은 기대어 함께 가자고 모인 회원사들은 수시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네트워킹을 한다. 간단한 안부부터 시작해서 질문이나 제안 등 다양한 말들이 오간다. 사업을 하며 풀리지 않는 어려움도 CEO들간 네트워킹을 통해 알음알음 해결책을 마련하기도 한다. 업종별, 임원진별 구분을 해놓다보니 협회와 관련된 대화방만 31개에 달할 정도. 회원들의 제안을 살펴보고,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나 부회장은 새벽 3시30분부터 일어나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

“몸은 피곤해도 힘들지 않습니다. 제가 하고자 해서 시작한 일이니까요. 내가 즐겁고,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게 일이면서 바로 삶이예요. 일하는 것 자체가 삶이고 즐거운 것, 그게 바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입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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