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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미중 의회 대결…中 `홍콩보안법` 제정에 美상원 `中제재 법안`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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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와중에 미국과 중국간 의회 법안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최대 정치행사 '양회'를 연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발의할 것이라는 소식이 21일(현지시간) 전해지자 미국 연방 상원에서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대한 제재 법안'을 발의하겠다면서 격한 비난을 표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홍콩계 이주민이 많은 캐나다에서는 총리가 중국의 화웨이 부회장 석방 요구에 대해 "중국은 민주주의의 삼권분립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공개 지적해 국제사회 눈길을 끌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연방 상원 내 팻 투미(공화당) 의원과 크리스 반 홀렌(민주당) 의원은 "중국 공산당의 뻔뻔한 홍콩 간섭에 대응하겠다"면서 초당적으로 손잡고 준비 중인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대한 제재 법안'을 시급히 발의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두 의원이 마무리 중인 법안에는 앞서 13일 상원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 법안'과 유사하게 홍콩안보법을 실제로 시행하는 중국 공무원과 기관을 대상으로 미국 비자 발급 중지·미국 내 자산 동결·미국인과의 거래 금지 같은 제재를 가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두 상원 의원은 21일 소식이 나온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홍콩보안법을 추진 움직임을 미뤄볼 때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대한 제재 법안' 발의가 더 시급해졌다면서 해당 법안이 상원에서 발의되면 재빠르게 처리되도록 총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이날 성명을 통해 선언했다. 우선 반 홀렌 의원은 중국 양회 중에 나온 홍콩 국가보안법 논의에 대해 "홍콩을 강력 탄압하는 중국의 움직임은 (1994년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던 당시)영국과 중국 본토 정부가 한 홍콩 민주주의 보장 협약을 중대하게 위반한 행위"라면서 "홍콩을 탄압하는 중국인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 미국은 벌칙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투미 의원은 "베이징 공산당이 홍콩 자치권과 홍콩인들의 기본권을 말살하려는 것"이라면서 "중국의 그런 움직임은 매우 매우 심각히 충격적(very, very deeply disturbing)이다. 그들은 중국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으려는 다른 나라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다"고 비난했다.

앞서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추진 소식에 대해 "만약 실제로 제정이 된다면 우리는 그 문제를 매우 강력히 다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회 개막 하루 전인 20일에는 중국을 '또라이(wacko)' 와 '얼간이(dope)'로 부르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21일 미국이 초당적으로 중국 공세에 나선 직접적인 배경은 같은 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NPC)가 기자회견을 통해 홍콩보안법 추진을 공식화 했기 때문이다. 장예쑤이 NPC 대변인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올해 NPC의 주요 9개 의안 중 홍콩특별행정구의 국가보안법률 제정에 관한 의안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에 관한 결의안 초안이 전인대 공식 개막일인 22일 오후에 공식 제출돼 이번 회기 중 전체 대표들이 표결로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21일 부로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열리고 있으며 대부분의 주요 정책과 법안이 양회에서 사실상 결정된다. 양회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CPPCC)와 NPC를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미·중 갈등은 단순히 홍콩 민주주의 문제가 아닌 만큼 '기술 경쟁' 분야에서는 화웨이 이슈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갈등선도 여러 나라에 걸쳐있다. 캐나다에서는 '중국 이동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 신병인도재판을 맡고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 대법원이 21일 "멍 부회장 석방 여부에 관한 결정이 다음 주에 나올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SCMP가 전했다. 대법원이 언급한 결정이란 멍 부회장이 '이중 범죄 규칙' 위반을 이유로 자신을 석방해달라고 한 데 대한 법원 판단을 말한다.

SCMP는 지난 18일 석방 여부에 관한 청문회가 화상으로 열렸고 이를 담당 판사인 헤더 홈즈 판사가 심리해 오는 27일 자신의 결정을 멍 부회장 측과 법무장관에 보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멍 부회장 석방 재판은 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오는 6월 15일까지 일시 중단된 상황이었다. 다만 홈즈 판사가 석방을 결정해도 캐나다 검찰이 재판부 결정에 항소할 수 있기 때문에 27일에 석방 여부에 관한 최종 결정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멍 부회장 문제와 관련해 같은 날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은 삼권 분립에 따른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중국을 정면 비판했다. 중국 측이 줄기차게 캐나다 정부에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석방을 요구한 데 대해 중국 양회 기간에 총리가 이런 입장을 밝힌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또 "캐나다는 중국처럼 굴러가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시진핑 국가 주석 등 공산당 지도부의 결정만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비민주적인 국가임을 에둘러 비판했다.

화웨이의 멍 부회장은 지난 2018년 12월 5일 '미국의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후 전자발찌를 차고 밴쿠버 자택에서 생활 중이다. 미국 법무부는 캐나다 정부에 멍 부회장을 미국으로 보내 사법 심판을 받게 해달라는 신병인도 요청을 했고, 이에 따라 캐나다 법원에서 멍 부회장의 신병인도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멍 부회장 측은 자신을 미국에 보내는 것은 '이중 범죄 규칙 위반'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중 범죄 규칙이란 양국에 비슷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어야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다는 규칙이다.

한편 같은 날 프랑수아즈-펠리페 샹파뉴 외무부 장관은 현지 C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홍콩을 대상으로 시행한다는 새로운 국가보안법이 매우 우려된다"면서 "캐나다는 홍콩인들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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