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유재수(56) 전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향한 검찰의 첫 번째 수사 사건이다.

발단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던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의 고발이었다. 2018년 12월부터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김 전 수사관은 이듬해 2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민정라인의 감찰무마 의혹을 제기했다.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 감찰을 청와대 ‘윗선’이 부당하게 중단시켰다는 주장이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유 전 부시장와 유착 의혹이 제기됐던 대보건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일가 비리 의혹과 함께 감찰무마 의혹으로 동시에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감찰무마 당사자인 유 전 부시장과 조 전 장관, 당시 민정라인에 있던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을 차례로 재판에 넘겼다.

유 전 부시장의 재판은 조 전 장관의 감찰무마 의혹의 출발점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때문에 이날 유 전 부시장에게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면서 조 전 장관이 향후 재판에서 더 불리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법원이 유죄를 인정할 정도의 비위 사안에 대해 민정수석실이 제대로 감찰을 진행하지 않은 셈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유죄로 인정된 사실관계 자체를 증거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점도 조 전 장관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형사사건 전문가인 한 변호사는 “각각 다른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사실관계 측면에서 유 전 부시장과 조 전 장관 사건은 겹치는 게 많다”며 “두 사건에서 사실관계가 상반된 결론이 나올 확률은 크지 않은데, 유 전 부시장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가 조 전 장관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조 전 장관 측은 특감반이 강제수사권을 갖지 않기 때문에 유 전 부시장의 실제 비위 정도와 무관하게 더 조사할 수 없었다며 법리 다툼에 집중하고 있다.

감찰의 착수 및 진행과 종결 권한을 갖는 민정수석으로서 감찰 종료를 결정했기 때문에 해당 권한이 없는 특감반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편다. 즉 부당하게 감찰을 중단한 것이 아니고, 정당하게 감찰을 종료했다는 것이다. 이 주장대로라면 유 전 부시장의 유죄판결과 무관하게 조 전 장관측은 직권을 남용한 사실이 없다는 전략을 펼 수 있다.

안대용 기자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