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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가장 먼 우주 측정하는 새 ‘표준촛불’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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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 호지슨-이상성 박사 연구팀

2억3700만광년 거리의 활동은하핵 제시

블랙홀 에너지가 거리 재는 촛불 역할

100억광년 이상 거리 측정하는 데 유용

“가장 먼 거리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한겨레

새로운 표준촛불 검증에 활용한 활동은하핵 ‘3C 84’를 포함하고 있는 은하 NGC 1275(페르세우스자리 A 은하).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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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의 천체간 거리는 어떻게 측정할까?

레이더, 연주시차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대표적인 게 별의 밝기를 이용해 측정하는 것이다. 별의 고유의 밝기를 알고 있는 천체가 있다면, 그 빛이 지구에서 얼마만큼 희미해 보이는지 겉보기 밝기만 알아도 그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빛의 밝기는 광원으로부터 거리 제곱에 반비례하는 법칙을 이용하는 것이다. 광원이 2배 만큼 더 멀어지면 밝기는 4배 어두워진다. 이를 ‘표준촛불(standard candle)’ 방법이라고 부른다.

우주에는 이런 표준촛불이 여럿 있다. 제Ia형 초신성, 신성, 구상성단, 세페이드 변광성 등이 대표적인 표준촛불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표준촛불 중에 가장 먼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표준촛불은 제Ia형(제일에이형) 초신성이다. 그러나 100억 광년 이상 떨어져 있는 은하에서는 밝기의 한계로 제Ia형 초신성이 관측되지 않는다. 100억광년이 넘는 거리의 우주를 측정하려면 이보다 더 밝은 천체를 표준촛불로 확보해야 한다.

한국천문연구원 제프리 호지슨(Jeffrey Hodgson) 박사와 이상성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제Ia형 초신성보다 더 먼 거리에 있으면서도 훨씬 밝은 천체인 활동은하핵(AGN, Active Galactic Nuclei) ‘3C 84’를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로 제시했다. 이 활동은하핵은 지구에서 2억3700만광년 거리에 있는 페르세우스자리A 은하 중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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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촛불 원리를 이용하면 고유 밝기를 알고 있는 천체까지의 거리를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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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은하핵이란 다양한 파장에서 대량 에너지를 방출하는 활동이 활발한 은하의 중심 영역을 말한다. 여기엔 태양 질량의 100만 배에서 수십억 배 질량에 이르는 초대질량블랙홀이 있다. 이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부착원반을 형성하고, 그 중심에서는 원반의 수직 방향으로 물질을 내뿜는 제트가 형성된다. 이 제트는 빛의 속도로 물질을 내뿜으려 아주 강한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

연구진은 이 `3C 84'에서 분출되는 제트의 크기를 계산해 광원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미국 초장기선간섭계(이하 VLBA, Very Long Baseline Array)의 관측 자료를 계산에 이용했다.

연구진은 우선 활동은하핵 ‘3C 84’의 제트가 일부 영역에서 변광 특성을 보이며 광도가 146일 주기 동안 약 2.7배 정도 증가하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 제트가 빛의 속도로 이 주기 동안 이동한 거리를 광원의 크기 즉, 제트의 실제 크기라고 가정했다. 그리곤 이를 미국 VLBA의 영상데이터와 비교했다. 그 결과 활동은하핵 ‘3C 84’제트까지 거리가 2억2천만에서 2억5천만광년으로 계산됐다.

이는 같은 은하 내의 기존 표준촛불 제Ia형 초신성 관측을 통해 계산한 2억~2억7천만 광년과 비슷한 수치다. 연구진은 "이는 활동은하핵을 활용한 거리측정 방법이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로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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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촛불과 표준척도의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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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지슨 박사는 “이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는 천문학에서 가장 먼 거리를 측정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성 박사는 “앞으로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Korea VLBI Network)을 활용해 더 먼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까지의 거리측정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지(Monthly Notice of Royal Astronomical Society Letters) 6월호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Using variability and VLBI to measure cosmological distances'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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