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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스웨덴 '집단면역' 시도했지만...스톡홀름 인구 항체 보유율 겨우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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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 철저한 봉쇄 대신 이른바 '집단 면역' 전략을 택했던 스웨덴이 항체 검사에서 예상보다 훨씬 낮은 성적을 받았다.

스웨덴 보건당국은 당초 5월 초까지 전체 인구의 약 25%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20일 발표된 연구 결과 4월 말까지 수도 스톡홀름에서 항체를 가진 인구 비율은 7.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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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2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야외 술집에서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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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국민의 코로나19 항체 보유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스웨덴 국립보건원이 지난 3월부터 8주간 전국 9개 도시에서 수집한 혈액 샘플로 실시한 연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수도 스톡홀름의 경우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3%로 추정됐으며, 스코네주는 4.2%, 베스트라 예탈랜드주는 3.7%로 더 낮았다.

보통 '집단 면역'을 통한 감염 억제를 위해서는 인구의 60~80% 정도가 면역력을 가져야 하는데 이보다 턱없이 낮은 수치가 나온 것이다. 스웨덴의 코로나19 정책을 이끄는 안데르스 텡넬 공공보건청장은 이 결과에 대해 "항체보유율이 예상보다 조금 낮았다"면서 "지금은 조사가 진행된 당시보다 (항체 보유자가) 늘어나 약 20%가량의 인구가 항체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웨덴 정부는 5월까지 스톡홀름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이, 6월 중순까지는 40∼60%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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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질문을 듣고 있는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장.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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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과로 스웨덴 정부가 그동안 유지해온 코로나19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스웨덴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강력한 봉쇄정책을 취한 것과는 달리 중학교 이하 학교만 휴교하고, 50인 이상 모임만 금지하는 등 '느슨한 사회적 거리 두기' 전략을 택했다. 쇼핑몰과 레스토랑, 운동시설 등은 계속 문을 열었다.

그 결과 스웨덴의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는 376명으로, 유럽 내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탈리아(535명), 스페인(597명)보다는 낮지만, 이웃 노르웨이(44명), 덴마크(96명), 핀란드(55명)보다는 크게 높다. 확산세도 잦아들지 않아 스웨덴의 지난 1주일간 인구 100만명당 일일 사망자 수는 유럽 내에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웁살라대 감염의학과 교수인 비에른 올센은 가디언에 스웨덴 정부가 택한 집단 면역 전략은 "위험하고 비현실적인 접근법"이라며 "실제 가능하다고 해도 아주 먼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보다 인명 피해가 더 컸던 유럽 다른 국가에서도 항체 형성 비율은 지극히 낮은 수준이다. 최근 영국 정부가 실시한 조사에서 영국인의 코로나19 항체 보유율은 5%에 불과했고, 프랑스의 평균 항체 보유율도 4.4%로 추정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주 전 세계 인구의 1~10%에서만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집단 면역을 바이러스 억제책으로 고려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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