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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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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산책하던 노무현 “천하제일 복지(福地) 좋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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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청와대 집무실에서 대화하는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 사진 노무현재단 온라인 추모전시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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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여권에선 노 전 대통령을 회고하고 추모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거쳐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당선인(55)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했다.

이 당선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함께 청와대 안을 산책하는데 ‘천하제일복지(天下第一福地)’라고 쓴 표지석이 눈에 띄었다. 그걸 보고 대통령께서 ‘천하제일복지 좋아하네. 대통령 자기한테는 복지일지 모르겠지만 국민이 잘 살아야 복지(福地)지’ 라고 하셨다”며 “대통령이라는 자리 자체의 권력을 별로 탐하지 않고 뭔가 헌신하려고 하는 그런 면이 참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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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내에 있는 천하제일복지 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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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표석은 노태우 정부 시절이던 1990년 청와대 관저 신축공사 중 발견됐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인 전두환씨의 백담사행 등 흉한 말로를 청와대가 가진 풍수상의 안 좋은 기운 탓으로 생각하고 청와대 관저를 새로 지었다. 청와대 경내 북악산 기슭의 가파른 화강암벽에 한자로 새겨진 ‘천하제일복지’는 풍수지리에서 최고의 명당이라는 뜻으로 청와대 터가 고려 때부터 길지로 각광받은 곳임을 증명하는 근거로 언급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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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저를 나와 부인 권양숙 여사의 배웅을 받으며 집무실이 있는 본관으로 향하는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당선인은 노 전 대통령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부산에서 국회의원과 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연거푸 낙선했을 때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당시 아버지가 ‘너 계속 노무현 쫓아다니다가 굶어죽는다’고 하신 적이 있다”며 “그때 (노 전 대통령은) ‘대붕역풍 생어역수’라는 표현을 쓰며 시대의 역풍을 딛고 일어서겠다는 기개를 보였다”고 말했다.

‘대붕역풍 생어역수’는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을 헤엄쳐 거꾸로 간다는 뜻이다.

이 당선인은 ‘노무현 정신’의 뜻을 묻는 질문에 “권위적이지 않고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의 그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국가적 과제로 봐서는 노 대통령이 제시한 동북아 균형자론, 지역 균형 발전, 정부 디지털 혁신 등의 과제가 지금도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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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어린이날 초청 행사에서 어린이들과 줄다리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노무현 대통령. 사진 노무현재단 온라인 추모전시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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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김태년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은 누구보다 국민 통합을 바랐고 평생을 분열과 대립의 정치와 맞서 싸웠다”며 “그 미완의 싸움을 이어받은 민주당이 그가 못다 이룬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말했던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계승·발전해야 한다는 열망이 시간이 갈수록 강해진다”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최고 가치도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국난을 극복해가는 모습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도 뿌듯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당선인들은 오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를 맞아 대거 봉하마을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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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3주년 기념 출입기자단 북악산 산행에서 휴식을 취하는 노무현 대통령. 사진 노무현재단 온라인 추모전시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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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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