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박혜은의 님과 남 (75)
TV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요즘 트로트 대세 중 한 명인 가수 영탁이 출연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남승민 군이 트로트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민을 해결하려 그를 방문했죠. 이날 영탁의 원포인트 노래 레슨 장면은 족집게 같은 지도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먼저 어미마다 끝음을 처리하는 바이브레이션이 다 같음을 지적합니다. 노래 일절이 끝나는 동안 똑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는 것이죠. 그럼 노래가 지루하게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패턴이 일절에서 반복되면 일절이 끝나고 이절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집니다. 바이브레이션의 변화가 생기면 노래가 훨씬 재미있어지죠. 리듬을 쪼개고 살려 바이브레이션에 담아내라고 설명합니다.
두 번째, 노래는 호흡인데 노래 사이사이마다 들이마시는 호흡 소리가 그대로 관객에게 다 전달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그럼 본인도 그렇거니와 듣는 사람도 편하지 않죠. 직접 시범을 보이는 영탁의 노래에서는 좀처럼 호흡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사라진 숨소리는 복식호흡에 답이 있었습니다. 전혀 없앨 수는 없지만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면 노래가 좀 더 깔끔하게 전달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TV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요즘 트로트 대세 중 한 명인 영탁이 출연했습니다. 이날 영탁의 원포인트 노래 레슨 장면은 족집게 같은 지도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진 TV조선 아내의맛] |
마지막으로 감정표현의 팁을 전했습니다. 핵심은 ‘옹으로 노래하라’ 였습니다. 이날 함께 출연한 정동원군의 노래가 더 슬프게 들리는 이유도 입 모양이 ‘옹’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옹의 의미는 입이 양옆으로 벌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입꼬리를 개방하지 않은 채 노래를 한다는 것이죠. 입꼬리를 양옆으로 개방하면 쓸쓸함이 사라지고 슬픈 감정이 증발한다고 합니다.
동원군의 슬픈 감성은 오물오물하는 입 모양이 도움된다고 설명합니다. 입이 커지면 소리가 기쁘게 들립니다. 심각한 가사의 노래인데 정확하게 부르겠다며 입을 벌리며 입꼬리가 올라가게 되니 노래의 가사와 노래하는 감정이 일치하지 않는 거죠. 기쁠 땐 찢고 슬픈 노래엔 입을 오므리기를 강조하며 그 중간 점을 찾는 연습을 하라고 전달합니다.
영탁의 원포인트 노래 레슨을 보고 있자니 노래뿐 아니라 부부관계의 팁도 얻을 수 있는 듯합니다.
말을 잘하는 방법을 전달하는 강의에서도 쓰는 단어나 어미 처리의 패턴이 반복되면 말이 지루해 짐을 지적합니다. 우리 부부의 대화를 떠올려 보세요. 늘 같은 패턴의 리액션과 대화가 반복되고 있지는 않은가요? 서로 분주하게 눈 마주칠 시간도 없이 시작했던 아침에 “잘 잤어?”라는 짧은 인사말이 덧붙여지는 것만으로 아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나의 불편한 감정을 상대에게 그대로 노출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사회생활에서와 달리 편하다는 이유로, 이해해주겠지라는 마음으로 어느 순간 함께 사는 사람에게는 나의 감정이나 표정을 굳이 숨기지 않게 됩니다. ‘너를 위해’라는 노래 중에 등장하는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이라는 가사처럼,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그대로 전달이 되는 것이죠.
부부사이의 대화에서 나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고, 상대는 이런 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한번 쯤 우리 부부의 대화 모습도 찍거나 녹음을 통해 들여다보길 권합니다. [사진 Pixab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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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이를 통해 상대의 상태를 알아차릴 수도 있습니다. 위로해주고 안아줄 수도 있죠. 하지만 이것이 당연한 습관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외부에서의 불편함을 집까지 가지고 오지 않도록 조심할 것과 상대에 대한 불편함이 있을 때는 말 없이 온몸으로 눈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잘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옹의 입 모양입니다. 전화 예절을 말할 때도 상대에게 나의 표정이 보이지 않지만 입꼬리를 올리고 말하면 말에 표정이 실린다고 말합니다. 슬픈 감정의 노래에서는 ‘옹’의 입 모양이 팁일 수 있지만 일상에서의 ‘옹’은 되도록 피해야 할 입 모양입니다.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머금는다면 표정만으로도 상대방은 기분이 좋을 수 있습니다. 가만히 있을 때, 집에서 대화를 나눌 때 나의 표정과 입 모양은 어떤 모습인가요?
부부 사이의 대화에서 나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고, 상대는 이런 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영탁은 학생들을 가르칠 때 먼저 레슨 곡을 전달한 후 일주일 후에 만나 녹음을 시켰다고 합니다. 녹음을 통해서 들어보면 디테일한 숨소리까지 다 확인이 가능하죠. 스스로 들어보면 본인이 더 먼저 알 수 있습니다. 미처 몰랐던 버릇까지 알아챌 수 있죠. 한 번쯤 우리 부부의 대화 모습도 찍거나 녹음을 통해 들여다보길 권합니다. 나도 모르는 내 표정과 말투에 스스로 놀랄 수 있습니다.
굿커뮤니케이션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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