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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설]‘합당·비대위’ 불확실성 걷힌 통합당, 보수혁신 전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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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22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확정했다. 임기는 내년 4월7일 재·보궐 선거까지로 했다. 통합당은 지난달 ‘김종인 비대위’를 가결했지만 내부 이견으로 표류해왔다. 비대위가 필요한지, 김종인 위원장이 혁신을 이끌 인물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이번 당선인 워크숍에서도 만장일치가 아닌 표결로 비대위를 채택했다. 이와 별도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20대 국회가 끝나는 29일까지 통합당과 합당하기로 결의했다. 원유철 대표 임기연장 전당대회도 취소했다. 4·15 총선 참패 한 달이 넘은 시기다. 합당과 지도체제를 놓고 갈팡질팡해오던 보수야당의 불확실성이 걷힌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역대급’ 선거 패배를 겪고도 환골탈태는커녕 극심한 자중지란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여온 통합당을 보는 시민들의 실망은 커지고 있었다. 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통합당 지지율은 18%로 주저앉았다. 창당 이후 최저치다.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거스르는 행보에 시민들의 실망이 더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통합당과의 합당을 미뤄온 미래한국당도 한숨이 나오게 만들었다.

어렵게 뜻을 모은 만큼 통합당은 이제 미뤄뒀던 보수혁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해체 수준의 혁신이 없으면 통합당은 시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당내에서조차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이고,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정당”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김 위원장도 총선 참패 후 통합당의 ‘파괴적 혁신’을 주장했다. 이참에 건강한 보수야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인적쇄신, 세대교체, 노선과 정책 등에 근원적 수술을 결행해야 한다. 변화의 큰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 ‘꼰대당’ ‘웰빙당’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2040세대로 외연을 확장하고, 낡은 이념에 매몰된 극우정당 색깔을 씻어내고, 꾸준한 지역확장에 전력해야 한다. 원내에서도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면서도 국정의 파트너로서 협조할 건 통 크게 협조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이번 비대위는 통합당이 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통합당은 총선·대선·지방선거 등 선거에서 패할 때마다 비대위를 구성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근본적인 체질개선보다 순간적인 위기모면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공당이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고 흘러간 옛 인물을 불러 당 쇄신을 맡긴다는 것부터 낯부끄러운 노릇이다. 중요한 건 뿌리부터 당을 바꾸겠다는 당 내부의 확고한 쇄신의지다. 제1야당이 제 할 일을 못한다면 우리 정치에도 불행이다. 통합당이 진정한 혁신으로 새 길을 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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