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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통제 뒤 대만 노려”…中, 남중국해 대규모 군사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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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항모 전단 동원 대규모 훈련 / 집권 2기 대만 총통·美에 경고 / 중국軍 “일반적인 훈련” 해명

중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동원해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남중국해 프라타스 군도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하기로 해 대만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집권 2기 임기를 시작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미국에 대한 군사적인 경고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을 밀어붙여 홍콩을 완전히 통제하고 나선 이후 중국이 대만을 노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 중국군 소식통은 “항모 전단이 프라타스 군도 인근을 항해해 대만 남동부 필리핀 해에서 군사 훈련을 할 것”이라며 “랴오닝함과 산둥함 2척 모두 참여할지, 아니면 한 척만 참여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2001년 취역한 랴오닝함은 중국 최초 항모이며, 산둥함은 지난해 말 취역한 중국 최초의 자국산 항모다. 중국군은 프라타스 군도 서남쪽 600㎞ 지점인 하이난에서 상륙함, 공기부양정, 헬리콥터, 해병대 등을 동원한 대규모 상륙 훈련을 전개할 예정이다.

세계일보

중국 최초 독자건조 항공모함 '산둥함'. 연합뉴스


중국군 관계자는 “대만군 200명이 주둔하는 작은 섬을 점령하고자 항모를 보내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훈련일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군이 이미 남중국해 곳곳 인공섬 8개를 조성해 군사기지로 구축한 상황에서 이 섬의 전략적 중요성은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훈련은 ‘하나의 중국’을 부정하는 차이 총통과 이를 지지하는 미국에 보내는 경고의 색채가 더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만 측은 중국의 이런 군사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독립성향 차이 총통이 집권 2기를 막 시작한 데다 코로나19로 세계가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중국이 주변국에 정치, 군사 압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서다.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도 같은 맥락이다.

또 대만군 200여명이 주둔하고 있는 프라타스 군도의 전략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 섬은 산둥함이 배치된 하이난다오와 바시해협 중간에 있다. 바시해협은 대만과 필리핀 사이 너비 150㎞ 정도 해협으로, 동쪽 태평양과 서쪽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다. 중국 해군은 이곳을 거쳐야 태평양으로 나갈 수 있다.

대만 군사 전문가 츠러이는 “상륙 훈련은 대만 공격을 위한 준비로 보일 수 있다”며 “이러한 대규모 해상훈련은 중국이 해당지역 전체를 군사화하려는 계획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도 중국군의 이번 상륙 훈련이 프라타스 군도 점령을 가정한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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