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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청주 집값 광속으로 올린 방사광 가속기?... 상승은 예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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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들썩일 조짐을 보이던 충북 청주 부동산 값이 방사광 가속기 유치라는 대형 호재를 맞으면서 크게 튀어오르기 시작했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청주의 아파트값은 0.6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이 0.04% 하락했고, 전국은 0.07% 상승한 데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주의 급상승 영향으로 충북 전체 아파트값도 0.43% 오르면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청주 집값의 급등은 지난 8일 청주 오창이 전남 나주를 제치고 2028년 가동될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부지로 선정된 호재 덕분이다. 방사광 가속기 구축은 국비와 지방비에 충북도·청주시에서 별도 지원하는 예산을 합쳐 총 1조1583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이 사업안에는 KTX 오송역 연결 전용 도로 개설을 위한 예산 30억원도 포함돼있다.

방사광 가속기 구축은 청주의 인구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사광 가속기에 따르는 고용 효과 때문이다. 인구가 늘면 주택 수요가 늘며 집값이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방사광 가속기 건설이 6조7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조400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 13만7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방사광 가속기가 청주 집값 급등의 ‘트리거(trigger·방아쇠)’가 되기는 했지만, 청주 부동산 시장은 이미 들썩이고 있었다. 우선 서울은 물론이고 인접한 세종 등이 투기지역으로 묶여있는것과 달리 청주는 모든 지역이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또 최근까지 집값이 급등한 대전 지역에 비해 상승 속도가 더뎠고, 전세가율이 높아 소액으로도 갭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청주의 평균 전세가율은 78.43%로 높은 편이다. 이 밖에 청주에 SK하이닉스와 LG화학 등 대기업들이 있다는 점 등도 탄탄한 수요를 뒷받침한다.

이런 점들이 맞물리며 청주에는 올해 들어 외지인 투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 4월 청주 아파트 10채 중 4채는 외지인이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청주시의 올해 4월 총 거래건수 1833건 중 서울을 포함한 외지인 거래는 739건으로 전체 거래의 40.3%를 차지했다. 지난해 4월 외지인 비중이 16.2%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청주는 이전부터 지역 내에서 부동산이 저평가돼있다는 인식이 있었고, 정부에서도 청주를 비규제지역으로 남겨놓으면서 상승 여력을 쌓아간 측면이 있다"면서 "외지인 거래가 40%까지 오른 것을 보면 최근의 청주 집값 상승은 단기 차익을 노린 외지인 투자가 끌어올렸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주는 아파트 공급량이 다소 많았고 청원구가 합병되면서 면적이 더 넓어져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지고 저평가됐던 지역"이라면서 "큰 호재라고 볼 수 있는 방사광가속기 유치 영향으로 단기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경제 침체 여파로 호재로 인한 상승이 오래 가지는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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