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험사 '결손' 우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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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말에 기준금리가 또 한 차례 인하되면서 역마진 부담이 커진 보험사 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지면서 올해 보험사 자산운용수익률은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잉여금 부족으로 결손 우려까지 제기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정례회의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에서 연 0.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상 초유의 빅컷(0.5%포인트 인하)으로 사상 초유의 제로금리에 진입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또 다시 인하에 나선 것이다.
자산운용을 통해 보험 부채(가입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의 금리 부담을 만회해야 하는 보험사들로선 역마진 부담이 더 커졌다. 고령화, 의료 이용량 증가 등으로 보험영업손실이 갈수록 악화하는 데다 시중 금리 하락으로 자산운용수익률마저 빠르게 하락하면서 보험사들의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4분기 보험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내 보험사의 당기 순이익은 1조4,6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저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생보사의 1·4분기 순이익은 7,78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4% 줄었다. 제로금리 진입의 여파가 온전히 반영되기 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 2·4분기 수익성은 더욱 큰 폭으로 악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보험사들은 제로금리에 대응해 보유 채권 매각에 나서고 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금리가 높은 채권을 매각하면 당장 저금리 국면에서 투자 수익을 높일 수 있겠지만 보유이원이 훼손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저금리에 대응할 체력 자체를 잃게 된다”며 “상장회사인 보험사들로선 당장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채권 매각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초유의 제로금리 진입으로 올해 보험업계의 금리 역마진 부담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6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가파른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로 역마진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되긴 했지만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인 것은 사실”이라며 “저금리로 가뜩이나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보험사들로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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