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현대미술관 전경 [부산비엔날레 조직위 제공]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문학작품 속 부산 이야기가 미술로 태어난다.

9월 개막 예정인 2020 부산비엔날레는 문학작품을 미술로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9월 개막하는 2020 부산비엔날레 세부계획을 29일 발표했다.

전시는 9월 5일 개막해 11월 8일까지 65일간 열린다.

전시 장소는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원도심 중앙동 일대 여러 공간, 영도 창고 등지다.

전시 주제는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로 확정했다.

2020 부산비엔날레에는 30여 개국 80여 명의 예술가가 참여한다.

작가 중에는 문학가 11명이 포함돼 있다.

전시감독 야콥 파브리시우스는 소설가 10명, 시인 1명 등 국내외 문학가 11명을 섭외해 부산과 관련한 문학작품을 쓰도록 했다.

10명의 소설가가 쓴 '열 장의 이야기'와 1명의 시인이 만든 '다섯 편의 시'가 전시 주제가 된다.

이들 문학가가 집필한 문학작품을 기반으로 시각예술가들이 작품을 구상하는 방식으로 전시를 준비한다.

전시감독 야콥 파브리시우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 제공]

파브리시우스 감독은 이같은 전시구상을 러시아 작곡가인 무소륵스키가 친구의 추모 전시회를 관람한 후 만든 '전람회의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파브리시우스 감독은 부산을 픽션(이야기)의 도시로 이해한다.

그는 "수많은 영화와 문학의 배경이 된 도시인 동시에 영화제 도시인 부산이야말로 여러 픽션을 동원하는 전시방법론을 실험하기에 적격한 도시"라고 설명한다.

관람객들은 문학과 예술작품의 결합에서 다양하고 풍성해진 부산의 지층(layers)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문필가 중에는 '아오이가든'의 편혜영, '도시의 시간'의 박솔뫼 작가가 소설가로 참여한다.

'다섯 편의 시'는 김수영문학상 등을 받은 김혜순 작가가 맡았다.

이들이 쓴 총 15편의 문학작품은 전시 개막에 앞서 국·영본 전집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전시장소가 될 영도 창고 [부산비엔날레 조직위 제공]

문학작품을 시각화할 국내 작가로는 노원희, 배지민, 송민정 등이 참여한다.

해외 작가로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올해 시드니비엔날레에 참여한 아지즈 하자라,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비앙카 봉디, 벨기에 2인조 작가인 요스 드 그뤼터＆해럴드 타이스, 제48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탈리아의 모니카 본비치니 등이 참여한다.

조직위는 코로나19 사태가 개막 때까지 이어질 경우에 대비해 관람 예약제, 시간별 관람 인원 설정, 온라인 전시 등 안전 관람을 위한 시스템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ljm70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