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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로 바꾸자" 환전소 북새통…인재·자본 `홍콩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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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산되는 美·中갈등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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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홍콩 자치권이 위협받자 과거 홍콩을 식민지로 통치했던 영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국 시민권을 주겠다는 이례적인 조치를 꺼내 들며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적용 계획을 중단하지 않으면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소지한 홍콩 주민들에 대한 비자 권리를 연장하고, 영국 시민권 취득 과정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영국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1984년 영국과 중국이 체결한 '홍콩반환협정'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당시 협정에서는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더라도 50년 동안 홍콩의 현행 체계를 기본적으로 유지한다는 약속이 포함돼 있었다. '일국양제'의 기본 정신이 들어 있던 셈이다. 하지만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로 일국양제 정신은 벼랑 끝에 처하게 됐다. 실제 영국 총리실은 이날 공식성명을 통해 "홍콩 국가보안법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 법이 일국양제 원칙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시민권 조치뿐만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호주와 함께 홍콩 국가보안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공동성명도 냈다. 서방 세계는 약속이나 한 듯 '반(反)중국' 전선에 합류하고 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일국양제 원칙과 법치주의는 홍콩의 안정과 번영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홍콩 시민과 기업들의 탈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의 많은 기업이 일국양제 원칙이 훼손된 홍콩을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이 홍콩에서 빠져나가면 홍콩 인력 유출도 불가피해진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때부터 홍콩인들의 해외 이민이 본격화됐다. 홍콩 부호 100여 명이 아일랜드로 투자 이민을 신청했다. 대만 이민 신청은 지난해 1~7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인력과 함께 자본 유출 역시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통제를 강화해 홍콩이 상하이나 선전 등 중국 본토와 같은 금융시장이 되면 해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자산을 홍콩에 맡길 수 없게 돼 자본 유출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홍콩 소재 화진증권자산관리의 분석을 인용해 이날 전했다.

아울러 마켓워치는 미국이 홍콩의 특별 지위를 박탈하면 홍콩의 '달러 페그제'도 붕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은 지난 37년 동안 미국 달러 대비 7.75∼7.85홍콩달러 범위에서 통화 가치가 움직이는 달러 페그제를 채택해왔으며, 홍콩 금융관리국은 통화 정책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연동해왔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 본토와 가까운 선수이부 등의 환전소에서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홍콩달러나 위안화를 달러로 바꾸려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서방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을 계기로 총공세에 나선 가운데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추가 평가절하했다. 인민은행은 29일 달러 대비 위안화값을 전날보다 0.05% 내린 7.131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2월 28일 이후 12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경제매체 차이신은 7.2위안 선을 넘어 7.5위안대까지 보는 시장 참가자가 있다고 전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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