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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중국 손 안 빌려'…반도체에 370억달러 쏟아붓는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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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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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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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미국이 반도체 판 키우기에 들어갔다. 중국과 기술 격차를 벌리고, 의존도도 낮춰 기술 패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가 정부와 의회에 반도체 신규 제조시설 건설과 투자 유치, 연구개발(R&D) 등을 위해 370억달러(약 45조4200억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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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A는 반도체 제조시설 건설에 연방정부와 민간업체가 공동으로 50억달러(약 6조1320억원) 규모를 투입해 공동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미 인텔사도 이같은 안을 국방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또 각 주가 반도체 공장유치를 위해 인센티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연방정부가 150억달러(약 18조3900억원)를 지급하고, 또 R&D에는 170억달러(약 20조8420억원)를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으로의 반도체 기술 공급을 막고, 아시아 지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출 것을 지시한 가운데 업계도 자발적으로 동참 의지를 보이며 이같은 제안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화웨이 등 중국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최근엔 코로나19로 공급망 차질 문제가 빚자 주요산업의 중국 의존도를 낮출 것도 지시했다. 이에 지난달에는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가 미국에 120억달러(약 14조7129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WSJ는 SIA가 보조금 제안을 들고 나온 것은 중국이 첨단기술에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붓는 '반칙'을 통해 화웨이를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육성, 업계의 위기감과 불만이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미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첨단기술 연구 지원금 비중은 1980년대 대비 현재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칩 시장에서 세계 5위를 차지했고, 올 1분기 중국 시장점유율은 43.9%를 기록, 처음으로 퀄컴(32.8%)을 넘어서기도 했다.

SIA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은 2030년까지 반도체 생산능력이 현재보다 2배 증가해 전세계 시장의 2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같은 기간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 등 미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12%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존 뉴퍼 SIA 협회장은 "우리의 370억달러 규모의 계획은 매우 큰 숫자"라면서 "하지만 이를 실행하지 않을 경우 경제와 안보, 미래 핵심 기술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받은 치명적인 영향 등에 대한 손해는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SIA의 지원금 요청안은 수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와 의회에서도 초당적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및 육성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이미 업계 지원안을 두고 검토에 들어간 데다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토드 영 공화당 상원의원 등은 1100억달러(약 134조8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은 SIA의 제안 중 일부를 반영한 법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미 기술분야 공공정책연구소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로버트 애킨슨 회장은 "과거에는 철강 산업처럼 '보호'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떠오르는 산업을 '지원'하는 것에 많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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