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EPA=연합뉴스

북한이 9일 정오부터 남북 간 모든 통신 연락선을 완전히 차단 및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2020년 6월9일 (낮) 12시부터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오던 북남 당국 사이의 통신연락선, 북남 군부사이의 동서해통신연락선,북남통신시험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 폐기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입장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대북 전단(삐라)’ 살포 문제를 거론하며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언급한 지 닷새 만에 나온 것이다.

북한 관영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대남 사업부서들의 사업 총화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대남 사업 총괄’로 공식 확인된 김 제1부부장과 전 통일전선부장이었던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주도로 열렸다.

김 제1부부장과 김 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대남 사업을 철저히 대적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매체들은 “(이 두 사람이)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 사업 계획들을 심의하고 우선 먼저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완전히 차단할 것에 대한 지시를 내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과 더는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공간을 완전 격폐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 첫 단계 행동”이라고 밝혀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매체는 또 “다른 문제도 아닌 그 문제에서만은 용서나 기회란 있을 수 없다”라면서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줘야 한다. 최고 존엄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목숨을 내 대고 사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의 담화에 이어 5일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를 내놓으며 탈북민 대북전단 살포와 남한 당국의 대응을 비판하며 ▲개성공단의 철거 ▲남북 연락사무소의 폐기 ▲남북 군사합의의 파기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8일 북측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남측의 연락 시도에 오전에는 받지 않았지만 오후에는 응답했다.

북한이 남북 간 모든 연락을 끊겠다는 ‘초강수’를 예고하면서 남북관계는 사실상 문재인 정부 초기로 회귀하며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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