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흑인여성의 지적 수용해 / 구조적 문제 드러나게 수정
미국 메리엄-웹스터 사전의 '레이시즘' 단어 뜻풀이에 문제를 제기한 케네디 미첨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주리주 플로리전트 경찰서 앞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
변화를 이끌어낸 주인공은 최근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케네디 미첨(22)이다. 미첨은 기존 메리엄-웹스터 사전의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정의가 특정집단에 대한 ‘구조적 억압’(systemic oppression)이라는 점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지난달 28일 사전회사 측에 메일을 보냈다.
미첨은 메일에서 “인종차별주의는 편견과 사회·제도적 권력이 조합된 것으로 피부색에 기반한 혜택 체계”라고 설명했다. 기존 정의대로 ‘한 인종이 다른 인종보다 뛰어나다고 믿는 사람만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건 단편적인 설명이며, 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메리엄-웹스터 사전을 근거로 들고 있다는 지적을 담았다.
사전 편집자는 바로 다음 날 “사회적 의미가 변화하고 있는 ‘인종차별주의’와 같은 단어에 대해 우리는 설명을 수정하거나 추가하고 있다”며 답장을 보냈고, 이후 몇 차례 연락을 더 주고받은 끝에 정의는 바뀌게 됐다.
이날 현재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미첨의 의견을 반영해 추가된 설명에서 ‘인종차별주의적 가정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설계에 기반한 정치적 프로그램 또는 원칙’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사전 측은 수정이 다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조적 인종차별주의와 탄압’이라는 표현을 넣고, 비대칭적 권력구조에 대한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관련된 다른 단어나 인종적 의미가 함축된 단어들의 설명도 재검토할 예정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